붉은 층위의 낯선 발걸음, 파락세니사루스 노르마렌시스
파락세니사루스 노르마렌시스라는 이름은 낯섦을 품은 채, 멕시코 코아우일라의 오래된 땅 위로 조용히 걸어 들어옵니다. 그 존재는 거대한 시대의 한복판에서도 스스로의 호흡을 지키려 했던 생명의 결로, 지금도 낮은 울림처럼 이어집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코아우일라의 지층을 스치면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시간의 결이 한 겹씩 드러나고, 세상은 83.5 ~ 70.6 Ma의 긴 황혼으로 전개됩니다. 바람과 흙, 그리고 느린 계절의 왕복 속에서 이 공룡의 하루도 어쩌면 그 땅의 체온을 따라 조용히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파락세니사루스 계통이 택한 몸의 틀은 단순한 모양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다듬어진 선택의 문장처럼 보입니다. 아칸토리판 계통이나 각룡류와는 출발점부터 다른 체형과 방어의 리듬이 있었기에, 그 걸음은 힘을 과시하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질서를 끝내 지켜내는 모습입니다. 아칸토리판 곤자레지와 파락세니사루스 노르마렌시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코아우일라의 같은 시절에 아칸토리판 곤자레지와 콰휘라케라톱스 막나퀘르나가 함께 숨 쉬던 장면이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서로의 자리를 거칠게 빼앗기보다 이동의 길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달리하며, 평원의 결을 나눠 썼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 땅의 공기는 긴장과 공존이 동시에 흐르는 섬세한 균형으로 오래 유지되었겠습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오늘 우리 손에 닿는 파락세니사루스의 흔적은 단 한 번의 희귀한 증언으로 남아, 오히려 더 깊은 침묵을 들려줍니다. 2020년 세라노-브라냐스 연구진이 이름을 불러 주었지만, 이 공룡의 생애는 아직 지층 속에 많은 여백을 감춘 채 잠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발굴의 순간마다 코아우일라의 흙은, 오래 미뤄 둔 한 장면을 다시 열어 보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