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의 수호자, 아노돈토사루스 람베
우리가 아노돈토사우루스 람베라 부르는 이 존재는, 늦은 백악기의 평원에 오래 머문 낮은 북소리처럼 다가옵니다. 캄파니아절의 숨결에서 시작해 더 늦은 시간으로 건너가며, 한 생명의 이름을 넘어 한 지형의 리듬으로 기억됩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금의 캐나다 앨버타에는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3.6 ~ 66 Ma의 층리가 포개져 있고, 그 틈마다 오래된 발자국의 온기가 번집니다. 그리하여 같은 바람을 여러 세대가 나눠 마시던 들판에서, 아노돈토사우루스 람베는 하루의 길이를 몸으로 재며 조용히 이동했을 것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같은 아노돈토사루스 계통이 공유한 골격 프레임은, 무작정 앞서 나가기보다 버티고 비켜 서는 법을 먼저 익힌 설계로 그려집니다. 체급과 먹이 습관, 이동 방식의 결은 가까운 친척 사이에서도 조금씩 갈라졌고, 그 미세한 차이가 각자의 하루를 지켜 주었을 모습입니다.
아노돈토사루스 람베가 남긴 공존의 결
앨버타의 같은 시기에는 아노돈토사우루스 인켑투스가 이웃한 궤적을 남기며, 비슷한 틀 안에서도 서로 다른 동선을 택한 공존의 장면을 펼칩니다. 그리고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같은 풍경에 겹쳐질 때에도, 두 계통은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달리 세우며 서로의 자리를 읽고 지나갔습니다. 평원은 충돌의 무대라기보다, 각자가 감당할 거리와 시간을 조율하던 느린 협약으로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종을 비추는 화석 흔적은 열한 갈래로 남아 있어, 많고 적음의 잣대보다 오래 견딘 목소리의 결을 먼저 들려줍니다. 1929년 Sternberg가 건넨 이름 이후에도 지층은 아직 말을 아끼고, 몇 장의 페이지를 끝내 접어 둔 채 다음 발견자를 기다립니다. 어쩌면 미래의 발굴은 그 침묵을 조금 더 펼쳐, 아노돈토사우루스 람베의 하루를 한층 따뜻하게 복원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