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판 위 새벽의 서명, 석판시조새
석판시조새라는 이름은, 바람보다 먼저 돌 위에 남은 생명의 필체처럼 마음을 붙잡습니다. 1861년 Meyer가 붙인 학명은 한 개체를 넘어, 오래된 하늘의 시작을 조용히 불러내고 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티토니아절의 바이에른, 지금의 독일 남부를 감싸던 지층에는 150.8 ~ 145 Ma의 시간이 느린 파문처럼 겹쳐 있었습니다. 비로소 그 층위가 열릴 때마다 돌은 스쳐 간 생명의 온기를 늦게나마 내어 보이는 모습입니다. 그리하여 이 이야기는 시대를 외우게 하기보다, 오래 눌린 숨결을 먼저 들려줍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같은 시조새 계통의 골격 프레임을 지녔다는 사실은, 우연한 닮음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다듬어진 공통의 약속처럼 그려집니다. 어쩌면 체급과 식성, 이동의 결은 조금씩 달라졌겠지만, 그 차이마저도 같은 환경 압력 속에서 견뎌 낸 고단한 선택으로 전개됩니다. 여전히 그 몸의 균형에는 하루하루를 버티게 한 조용한 결심이 배어 있습니다.
티토니아절의 석판시조새, 공존의 균형
같은 티토니아절의 바이에른에서 알베르츠되르퍼시조새는 가까운 계통의 이웃으로 남아, 비슷한 뼈대 안에서 다른 생존의 길을 더듬었을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구아노돈 같은 거대한 이웃이 같은 시공간에 머물렀기에, 서로는 밀어내기보다 층위와 동선을 나누며 비켜 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리하여 이 땅의 긴장감은 충돌의 소음이 아니라, 서로의 무게중심을 읽어 가는 정교한 균형으로 남습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우리에게 닿은 것은 일곱 번 모습을 드러낸 화석의 흔적이지만, 그 적막은 부족함이 아니라 더 깊은 장면을 예고하는 여백입니다. 비로소 다음 발굴이 한 조각을 더 보태는 날, 석판시조새가 어떤 리듬으로 하늘과 땅 사이를 건넜는지 서사는 더 선명해질 것입니다. 여전히 바이에른의 돌은, 아직 말해지지 않은 시간을 품은 채 조용히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