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대지의 느린 숨결, 아스트로사루스 므크킬로피
호주 퀸즐랜드의 바람을 떠올리면, 아스트로사루스 므크킬로피라는 이름은 먼 시간의 맥박처럼 조용히 다가옵니다. 1933년 롱맨이 건넨 이 학명은, 사라진 생명의 무게를 오늘까지 잇는 낮고 긴 울림으로 남아 있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알비아절에서 세노마니아절로 기울던 105.3 ~ 99.6 Ma, 퀸즐랜드의 지층은 젖은 숨과 뜨거운 먼지를 함께 품은 무대였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루의 빛과 그림자 사이에서, 거대한 생명들의 발걸음은 땅의 결을 더듬듯 신중하게 이어졌을 듯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이 존재가 보여 주는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운용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다듬어진 선택으로 읽힙니다. 비로소 한 걸음의 안정과 한 번의 방향 전환까지도, 긴 시간 속에서 몸이 스스로 익힌 생존의 문장으로 전개됩니다. 어쩌면 거대함이란 과시가 아니라, 흔들리는 세계를 견디기 위한 가장 조용한 결심이었겠습니다. 쿤바르라사루스 예베르시와 아스트로사루스 므크킬로피,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알비아절의 퀸즐랜드에는 쿤바르라사루스 예베르시와 묻타부르라사우루스 랑도니가 함께 숨 쉬던 장면이 그려집니다. 서로는 정면으로 밀어붙이기보다, 몸의 비율과 중심을 달리 쓰며 이동의 길과 머무는 자리를 나누었을 모습입니다. 여전히 같은 압력 아래 있었지만, 그 압력을 견디는 방식은 각자의 리듬으로 분화되었을 것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 앞에 남은 흔적은 단 하나이며, 그래서 더욱 지구 역사가 아껴 둔 희귀한 증언처럼 빛납니다. 여백은 부족함이 아니라, 아직 열리지 않은 페이지가 천천히 숨 쉬는 시간입니다. 그리하여 아스트로사루스 므크킬로피의 이야기는 끝맺음이 아니라, 미래의 발굴이 조용히 이어 쓸 다음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