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모래를 건너는 작은 의지, 바가라탄 오스트로미
바가라탄 오스트로미라는 이름에는 늦은 백악기의 바람을 견딘 생명의 결이 스며 있습니다. 1996년 오스몰스카가 이 이름을 세상에 올린 순간, 침묵하던 지층의 시간이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한 모습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몽골 옴노고비의 건조한 대지는 오늘도 고요하지만, 그 아래에는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넘어가던 긴 저녁이 겹겹이 눕어 있습니다. 그 시간의 폭은 83.6 ~ 66 Ma에 이르며, 모래와 바람 사이를 지나던 바가라탄의 하루가 아주 느린 박동으로 되살아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바가라탄의 갈래는 거칠게 밀어붙이기보다 몸의 틀과 이동의 간격을 세심하게 다듬는 길을 택한 듯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생존은 힘의 과시가 아니라, 언제 다가서고 언제 비켜서는지를 끝내 익혀 가는 오래된 연습으로 전개됩니다.
캄파니아절의 바가라탄 오스트로미, 공존의 균형
같은 옴노고비, 같은 캄파니아절의 하늘 아래 갈리미무스 불라투스와 사로로푸스 아느구스티로스트리스도 각자의 리듬으로 평원을 건넜습니다. 서로는 한순간에 맞부딪치기보다, 체형의 결이 다른 만큼 이동의 거리와 먹이의 층을 달리하며 조용히 길을 나눴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그 풍경은 경쟁의 함성보다, 같은 계절을 버텨 내기 위한 섬세한 간격의 예술에 가까웠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바가라탄을 품은 화석의 흔적이 단 한 건이라는 사실은 공백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끝내 감추어 둔 희귀한 서명처럼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모래 아래에는 이어지지 않은 문장이 잠들어 있고, 다음 발굴의 손길이 닿는 날 이 조용한 존재의 생애는 더 긴 호흡으로 펼쳐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