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평원을 건너는 낮은 심장, 코콘사루스 배레일리시
코콘사우루스 배레일리시는 한 점의 흔적을 넘어, 오래 눌린 지층이 끝내 내어준 숨결처럼 다가옵니다. 이 이름은 거대한 포효보다도 버티어 내는 시간의 박동을 먼저 들려줍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오늘의 아르헨티나 Neuquen을 거슬러 오르면, 세노마니아절에서 투로니아절로 기울던 99.6 ~ 93.5 Ma의 하늘이 천천히 펼쳐집니다. 메마른 결 사이로 생명의 기척이 번지던 그 땅에서, 코콘사우루스는 먼지와 빛을 가르며 자신의 보폭을 지켜 갔을 모습입니다. 그리하여 이 장면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아직 따뜻한 현재처럼 눈앞에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코콘사우루스 계통의 몸은 한순간의 승부보다 긴 계절을 견디려는 선택 위에서 다듬어졌다고 그려집니다. 체형과 방어 구조의 방향이 그렇게 잡혔기에, 하루를 건너는 움직임마저 조심스럽고 단단한 리듬을 품었을 것입니다. 비로소 그 느린 정교함이 이 생명의 고유한 문법으로 남습니다.
코콘사루스 배레일리시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세노마니아절의 Neuquen에는 기가노토사우루스와 아르헨티노사우루스도 같은 바람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서로 다른 계통에서 비롯된 몸과 방어의 우선순위가 달랐기에, 세 존재는 정면의 소모 대신 동선을 읽고 자리를 비켜 주는 긴장을 오래 이어 갔을 듯합니다. 어쩌면 그 평원은 승자 하나를 남기는 무대가 아니라, 서로의 간격을 지키며 지속된 거대한 균형의 장면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종을 전하는 흔적이 단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껴 남긴 희귀한 증언으로 느껴집니다. 2018년 Simón과 동료들이 이름을 붙인 뒤에도, 코콘사우루스 배레일리시의 삶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장면이 깊이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Neuquen의 지층은 다음 만남을 미루고 있고, 미래의 발굴은 이 조용한 여백에 새로운 숨을 보태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