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남은 숨결, 휜쿨사루스 몬테시
바람보다 오래 남는 이름이 있습니다. 휜쿨사루스 몬테시, 휜쿨사루스 몬테시는 세노마니아절의 빛에서 투로니아절의 그림자로 건너가며 남아 있는 낮은 심장 같은 존재입니다. 2020년 Baiano 외 연구진이 붙인 그 이름은, 늦게 도착한 호명이라기보다 오래 잠들어 있던 숨결의 귀환에 가깝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오늘의 아르헨티나 Neuquen을 덮던 땅은, 마른 먼지와 강의 기척이 번갈아 스치던 거대한 무대였습니다. 세노마니아절에서 투로니아절로 이어지는 99.6 ~ 89.8 Ma의 시간은 짧은 계절이 아니라, 한 생명이 자리를 익혀 가는 긴 호흡으로 전개됩니다. 그 지층의 결 사이에서 우리는 발걸음 소리보다 먼저, 살아남아야 했던 침묵을 듣게 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휜쿨사루스 계통으로 읽히는 이 존재는 같은 땅의 다른 거인들과는 다른 체형의 문법을 택한 모습입니다. 어쩌면 그 몸의 설계는 힘을 한곳에 모으기보다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섬세하게 나누는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진화는 과시의 문장이 아니라, 하루를 무사히 건너기 위한 조용한 문장으로 이어졌습니다. 기가노토사우루스와 휜쿨사루스 몬테시,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시기, 같은 Neuquen의 하늘 아래에는 기가노토사우루스와 아르헨티노사우루스도 각자의 리듬으로 평원을 지나갔습니다. 분류의 뿌리가 다른 이들은 같은 공간을 거칠게 차지하기보다 서로의 동선을 읽고 비켜 서며 균형을 지켰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이 풍경은 충돌의 연속이라기보다, 긴장과 존중이 함께 흐르는 정교한 공존으로 그려집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지금 우리에게 허락된 흔적은 단 한 번 모습을 드러낸 희귀한 증거입니다. 그러나 그 적음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쉽게 열어 보이지 않는 깊은 여백에 가깝습니다. 여전히 Neuquen의 지층 어딘가에는 휜쿨사루스 몬테시의 다음 장면이 잠들어 있으며, 미래의 발굴은 그 침묵을 다시 숨 쉬게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