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지층의 낮은 맥박, 이로케레샤 아궈다그란덴시스
이로케레샤 아궈다그란덴시스라는 이름은, 오래된 땅이 끝내 놓지 못한 숨결처럼 들립니다. 2000년 Coria와 Salgado가 이 이름을 건넨 순간, 잊혀 가던 한 생의 그림자가 다시 시간 위로 떠오릅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아르헨티나 Neuquen의 지층은 세노마니아절에서 투로니아절로 이어지는 99.6 ~ 89.8 Ma의 무게를 천천히 펼쳐 보입니다. 바람과 흙, 물길이 엇갈리던 그 무대에서 이로케레샤의 하루도 조용한 긴장 속에 흘러갔을 것입니다. 시간은 멀어졌지만, 그 평원의 공기는 아직 식지 않은 장면처럼 다가옵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이 존재의 삶은 거대한 과시보다, 자기 몸의 틀에 맞춰 간격을 읽고 거리를 고르는 섬세한 선택으로 그려집니다. 체형의 균형과 이동의 리듬은 하루하루를 버티게 한 고단한 문법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리하여 이로케레샤의 걸음은 날카로움과 절제가 함께 놓인 모습입니다. 이로케레샤 아궈다그란덴시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세노마니아절의 Neuquen에는 기가노토사우루스와 아르헨티노사우루스가 함께 숨 쉬던 장면이 포개집니다. 서로 체형 프레임과 거리 운영 방식이 달랐기에, 정면으로 밀어붙이기보다 동선을 나누며 자리를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그 평원의 긴장은 파열음보다, 공존의 균형을 세우는 낮은 파문으로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겨진 화석 흔적이 1건이라는 사실은 빈틈이 아니라, 지구가 오래 감춰 둔 희귀한 페이지에 가깝습니다. 적은 흔적일수록 이 이름은 더 깊은 베일을 두르고, 우리를 다음 장면 앞으로 조용히 이끕니다. 언젠가 Neuquen의 지층이 다시 입을 열면, 이로케레샤의 생애도 한층 또렷한 음성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