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숨결을 가르는 거대한 그림자, 기가노토사우루스
우리는 기가노토사우루스라는 이름 앞에서, 남미 평야의 바람이 한순간 낮게 가라앉는 장면을 마주합니다. 티라노사우루스와 더불어 최대급 포식자 후보로 거론되는 이 존재는, 거대함 자체를 생존의 언어로 바꿔낸 육식 수각류의 초상입니다. 1995년 Coria와 Salgado가 이름을 건넨 뒤로도, 이 거인의 시간은 여전히 현재형으로 전개됩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오늘의 아르헨티나 Neuquen을 품은 지층을 거슬러 올라가면, 세노마니아절에서 투로니아절로 이어지는 99.6 ~ 93.5 Ma의 강가 평야가 서서히 열립니다. 물길이 남긴 비옥한 가장자리와 넓은 들판 사이에서, 이 사냥꾼의 동선은 계절의 결을 따라 길게 이어졌을 것입니다. 비로소 풍경은 한 마리 포식자의 그림자를 중심으로, 느리지만 분명하게 살아 움직이는 모습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두 발로 선 몸은 무게를 버티는 자세이면서도, 먹잇감의 틈을 붙잡기 위한 민첩한 결단으로 읽힙니다. 최대 13m, 약 8,000kg에 이르는 체구는 과시라기보다 하천 주변 평야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고단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리하여 거대한 몸집과 육식성은 서로를 떠받치며,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문장으로 완성됩니다. 마푸사루스 로세와 기가노토사우루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Neuquen의 시간대에는 마푸사루스 로세가 곁을 스치듯 존재했고, 두 포식자는 같은 하늘 아래서도 사냥의 때와 길을 조금씩 나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다른 이웃 아르헨티노사우루스는 거대한 초식의 리듬으로 평원을 건넜고, 자원을 쓰는 방식이 갈리며 서로의 자리를 존중해 비켜갔을 장면이 그려집니다. 어쩌면 이 땅의 긴장은 충돌의 소음보다, 거리를 조율하던 섬세한 침묵에 더 가까웠습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이 거인을 전하는 화석 흔적이 단 두 차례만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드물게 허락한 희귀한 증언입니다. 그래서 기가노토사우루스의 하루는 아직 닫히지 않았고, Neuquen의 깊은 층위 어딘가에서 다음 장면이 조용히 깨어나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