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를 가르는 십자 그림자의 순례자, 크룩시케로스 네으마노룸
2010년 Benson과 Radley가 건넨 이름은 영국 Warwickshire의 오래된 지층에서 겨우 드러난 존재를 오늘의 숨결로 이끕니다. 크룩시케로스 네으마노룸이라는 울림은 짧지만, 바토니아절의 바람과 칼로비아절의 적막을 함께 품은 긴 메아리로 남아 있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물기 어린 평원과 낮은 하천이 번갈아 스치던 Warwickshire에서는 계절의 결이 천천히 쌓이고, 발걸음 하나도 오래 머무르지 못한 채 흙 속으로 잠겨 갔습니다. 그리하여 바토니아절에서 칼로비아절로 넘어가던 167.7 ~ 164.7 Ma의 경계에서, 이 존재의 그림자는 나타났다 사라지는 파문처럼 우리 앞에 열립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크룩시케로스라는 갈래로 남은 몸의 윤곽은 화려함보다 버팀을 택한 설계로 읽힙니다. 어쩌면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가 뼈대의 균형과 자세의 리듬을 천천히 다듬었고, 그 고단한 선택들이 하루를 건너는 가장 조용한 기술로 자라났을 것입니다. 카르됴돈 루구로수스와 크룩시케로스 네으마노룸,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시기 같은 권역의 이웃 카르됴돈 루구로수스가 평원 저편에 서 있을 때, 크룩시케로스 네으마노룸은 정면의 충돌보다 서로의 거리를 읽는 길을 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분류의 결이 다른 두 존재는 이동과 방어의 우선을 달리하며 동선을 나누었고, 비로소 Warwickshire의 무대는 긴장 속에서도 균형을 지키는 장면으로 전개됩니다. 그리고 더 이른 시네무르절의 사르코사루스 우디의 자취는, 같은 지형이 시대마다 다른 주자를 품어 왔음을 조용히 들려줍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남겨진 흔적은 단 한 점,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어렵게 건네 준 희귀한 증거입니다. 여전히 많은 장면이 베일 뒤에 머물지만, 그 여백은 침묵이 아니라 다음 발견을 부르는 숨 고르기로 보입니다. 언젠가 Warwickshire의 층리가 한 조각 더 열리면, 크룩시케로스 네으마노룸의 하루는 지금보다 길고 따뜻한 서사로 다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