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산의 숨결을 짊어진 거인, 아트라사루스 이메라케
이 이름은 아틀라스의 능선을 닮은 몸짓처럼, 무겁고도 느리게 울려 퍼집니다. 아트라사루스 이메라케라는 호명은 먼 지층에서 겨우 모습을 내민 존재가, 지금도 우리 곁에 낮은 파문을 남긴다는 뜻처럼 들립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모로코 아질랄의 붉은 층리가 숨을 고르면, 시간은 바토니아절의 문턱으로 천천히 되감깁니다. 그 장면은 168.3 ~ 166.1 Ma의 짧고 깊은 구간 위에서 펼쳐지고, 먼지와 식생의 냄새 사이로 거대한 초식 공룡의 동선이 잔잔히 이어집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아트라사루스 계통의 몸 설계는 같은 초식의 길 위에서도 넓은 반경을 천천히 읽어 내는 방식으로 다듬어진 듯 그려집니다. 한 번의 걸음과 한 번의 방향 전환 같은 작은 선택들이 먹이와 안전을 함께 붙드는 생존의 문법이 되었고, 그 고단한 축적이 오늘의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드라티크릳 부라흐파와 아트라사루스 이메라케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바토니아절, 같은 권역에 머문 아드라티크릳 부라흐파는 아트라사우루스와 맞서기보다 서로의 높이와 보폭을 달리하며 평원을 나눠 쓴 이웃의 모습입니다. 어쩌면 한쪽이 지나간 자리에는 다른 쪽이 늦게 들어서며 식생의 결을 달리 골랐고, 그리하여 긴장은 소모가 아니라 공존의 질서로 전개됩니다. 시간이 알비아절로 넘어간 뒤 같은 땅에 닿는 렙바키사루스 가라스배까지 떠올리면, 아질랄은 시대마다 다른 거인들이 동선을 조율해 온 거대한 무대로 남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겨진 화석은 단 한 점이지만, 그것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가장 아끼던 장면을 조금만 열어 준 희귀한 증언에 가깝습니다. Monbaron 외가 1999년에 붙인 이름은 끝맺음이 아니라 시작이었고, 아직 깨어나지 않은 층리의 침묵은 미래의 발굴이 채워야 할 다음 페이지로 우리를 조용히 이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