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건너 이어진 무리의 심장, 엗몬토사루스 안넥텐스
엗몬토사우루스 안넥텐스라는 이름은 늦은 백악기의 들판을 오래 지켜낸 존재의 호흡처럼 들립니다. Marsh가 1892년에 건넨 이 학명은, 퇴적층 깊은 곳에 눌려 있던 생의 리듬을 천천히 깨우는 호명에 가깝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넘어가는 지층, 83.6 ~ 66 Ma의 시간대는 계절보다 거대한 숨으로 대지를 밀고 당깁니다. 오늘의 Alberta와 Adams로 이어지는 땅 어딘가에서, 이 거대한 초식 공룡의 발걸음이 강가와 평원을 따라 느리게 번져 갔을 모습입니다. 그리하여 시간은 점이 아니라 길이 되고, 그 길 위에서 한 계통의 생존담이 조용히 전개됩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같은 에드몬토사우루스 계통으로 묶이면서도, 안넥텐스는 체형 운용과 서식 전략을 미세하게 갈라 잡는 선택을 이어 왔습니다. 닮은 기본 골격과 기능 구조는 안락한 정답이 아니라, 환경의 압력 앞에서 거듭 조율된 오래된 약속에 가깝습니다. 어쩌면 그 조율의 반복이야말로 마지막 백악기의 문턱까지 버텨낸 가장 조용한 힘이었을지 모릅니다. 엗몬토사루스 레가리스와 엗몬토사루스 안넥텐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엗몬토사우루스 레가리스와는 캄파니아절의 같은 하늘 아래 놓였지만, 삶의 방식은 한 줄로 포개지지 않았습니다. 서로는 같은 계통의 친연성을 지닌 채, 체형을 다루는 방식과 머무는 자리의 결을 달리하며 평원의 질서를 나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엗몬토사우루스 사스칻케아넨시스에 이르면, 닮은 골격 위에서도 시대의 결이 바뀌며 동선의 예절 또한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긴장감은 파열음보다 간격의 미학으로,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 가는 장면으로 남습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안넥텐스를 둘러싼 화석 흔적이 18번 모습을 드러냈어도, 한 생애의 온도를 끝까지 말해 주기에는 여전히 여백이 남아 있습니다. 그 빈틈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층이 일부러 남겨 둔 베일처럼 보이며, 다음 발굴의 손끝에서 또 다른 장면으로 이어질 듯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침묵 앞에서 단정 대신 가능성을 붙잡고, 오래된 평원의 공기를 다시 들이마시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