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브론테스 그렌로센시스(Eubrontes glenrosensis)는 뼈보다 발자국으로 존재를 드러낸 대형 수각류 흔적화석이다. 텍사스의 코맨치·메디나·소머벨 일대 지층에서 이어지는 보행렬은 한 개체가 어디서 방향을 틀고 얼마나 속도를 올렸는지까지 보여 준다. 그래서 이 이름은 누가 살았는지보다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먼저 묻는 자료다.
보폭이 말해 주는 이동 리듬
세 갈래 발가락 자국과 보폭 간격을 같이 보면 완만한 순항 구간과 짧은 가속 구간이 분리돼 읽힌다. 진흙이 질었던 구간에서는 발뒤꿈치가 깊게 찍히고, 단단한 바닥에서는 발끝 자국이 선명해져 지면 상태에 맞춘 보행 조절도 확인된다. 같은 지층의 연속 트랙웨이는 개체가 강가와 범람원 경계를 따라 이동했음을 시사한다.
같은 발형 안에서 갈리는 체급
안키사리푸스나 그랄라토르 계열과 비교하면 으브론테스 그렌로센시스는 발폭과 압흔 깊이가 더 커 상위 체급 포식자의 동선으로 해석된다. 오투페푸스처럼 비슷한 발형도 있어 단일 종이 아니라 여러 근연 수각류가 같은 환경을 시간차로 썼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 화석의 핵심은 한 마리의 초상이 아니라 중생대 남부 북아메리카 포식자 집단의 이동 전략을 묶어 읽게 한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