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황혼의 경계를 걷는 발걸음, 트루돈 포르모수스. 1856년 Leidy가 붙인 이 이름은, 산토니아절의 바람 끝에서 오래 머문 생존의 리듬을 지금까지 조용히 울려 줍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북아메리카의 지층은 산토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넘어가는 느린 숨결, 85.8 ~ 66 Ma의 시간을 품은 채 열립니다. 미국의 Glacier와 Golden Valley, Wheatland를 비롯한 여러 평원에서 같은 이름의 흔적이 이어지고, 그리하여 한 존재의 이동로가 대륙의 결을 따라 그려집니다. 발밑의 흙은 오래 식지 않은 계절처럼 떨리고, 그 위로 트로오돈의 하루가 조심스럽게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트로오돈 계통의 몸은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 먼저 움직이고 먼저 살피려는 선택을 품은 모습입니다. 같은 환경의 압력 속에서도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다르게 세운 설계는, 거친 세월 앞에서 자신만의 박자를 지켜 냈습니다. 비로소 그 체형의 결은 살아남기 위한 고단한 문장처럼 읽히며, 시간이 갈수록 더 또렷해집니다.
트루돈 포르모수스가 남긴 공존의 결
Glacier 권역의 하늘 아래 히파크로사루스 스테비느게리와 트로오돈은 같은 계절을 지나면서도 서로 다른 길목을 택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다스프레토사우루스 호르네리와 마주한 순간들에서도, 평원은 단순한 충돌보다 먹이와 동선을 나누는 미세한 거리 조절로 균형을 이루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들의 긴장감은 포효보다 침묵에 가까웠고,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 가는 생태의 예법으로 남았겠습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적지 않은 흔적이 남아 있는데도, 트로오돈의 삶은 여전히 끝까지 말해지지 않은 서사로 남습니다. 무엇을 먼저 바라보았고 어느 순간 멈추었는지, 지층은 핵심 장면을 조용히 접어 둔 채 다음 세대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그래서 이 이름의 마지막 장은 닫힌 결말이 아니라, 앞으로의 발굴이 천천히 밝혀 줄 따뜻한 여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