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젖은 절벽의 추적자, 으스트렙토스폰디루스 옥소녠시스
워커가 1964년에 이름을 붙인 이 존재는, 늦게 도착한 메아리처럼 조용히 우리 앞에 섭니다. 으스트렙토스폰디루스 옥소녠시스라는 호칭은 한 개체의 이름을 넘어, 한 시대가 남긴 숨결로 들려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영국 옥스퍼드셔의 지층이 천천히 열리던 칼로비아절에서 옥스퍼드절로, 풍경은 164.7 ~ 161.2 Ma의 긴 물결 속에 놓여 있었습니다. 비로소 그 땅의 공기는 발자국 하나에도 반응하며, 시간의 무게를 낮게 울리는 모습입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에우스트렙토스폰딜루스 계열의 이 생명은 화려함보다 버팀을 택했고,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운용에는 오래 견디려는 선택이 배어 있습니다. 그리하여 움직임 하나하나는 우연이 아니라, 반복된 압력 속에서 다듬어진 생존의 문법으로 전개됩니다. 으스트렙토스폰디루스 옥소녠시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시기 같은 지역권에서 사르코레스테스 렏시와 케툐사리스쿠스 스테아르티의 그림자도 함께 드리워집니다. 서로는 정면으로 소모되기보다 각자의 체형과 중심이 허락한 길로 비켜 서며, 한 평원 안에서 긴장과 질서를 동시에 지켜 냈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우리에게 남은 흔적은 1건, 부족함의 표식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간신히 건네준 희귀한 증언입니다. 어쩌면 이 작은 여백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앞으로의 발굴이 이 침묵의 장면에 더 깊은 숨을 불어넣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