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결 위를 스치는 작은 맥박, 훌산페스 페르레
훌산페스 페르레라는 이름은 늦은 백악기의 바람결에 남은 낮은 맥박처럼 들립니다. 거대한 포효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이 작은 포식자의 시간은 조용하지만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캄파니아절의 긴 황혼, 83.6 ~ 72.1 Ma 사이의 땅은 오늘과 다른 숨결로 출렁였을 것입니다. 몽골 Omnogov의 건조한 지층 사이로 훌산페스 페르레의 삶은 짧고 빠른 궤적으로 전개됩니다. 비로소 그 풍경은 모래와 바람이 만든 무대 위에서 살아 있는 장면으로 펼쳐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수각류의 계통에 선 존재였다는 흔적은, 무게보다 민첩을 택한 몸의 문법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 선택은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찰나의 타이밍을 붙잡기 위한 고단한 생존의 기술이었고, 하루하루를 버티게 한 조용한 결단이었겠습니다. 어쩌면 훌산페스의 형상은 거친 환경 앞에서 덜 보이고 더 빨라지려는 마음이 빚어낸 모습입니다. 할스즈카랍토르 에스퀼리와 훌산페스 페르레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캄파니아절의 Omnogov에서 할스즈카랍토르 에스퀼리와 훌산페스 페르레의 길은 가까워졌지만,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둘 다 포식의 자리에 있었기에 사냥의 때를 미묘하게 나누며 서로의 영역을 존중해 비켜갔고, 그리하여 긴장은 파국보다 균형으로 이어졌습니다. 갈리미무스 불라투스 또한 같은 땅을 달리며, 서로 다른 체형과 방식이 한 시대를 함께 지탱하는 장면을 남깁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우리에게 닿은 훌산페스의 흔적은 단 한 번의 만남처럼 희귀하며,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껴 둔 여백에 가깝습니다. 1982년 오스몰스카가 이름을 붙인 뒤에도 이 생의 전모는 여전히 지층 속에 잠들어 있고, 그래서 침묵은 끝이 아니라 다음 장의 초대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언젠가 Omnogov의 더 깊은 결에서 또 다른 조각이 올라온다면, 이 조용한 포식자의 호흡은 한층 또렷하게 들려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