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설의 황혼을 가르는 그림자, 임페로바토르 안타르크티쿠스
임페로바토르 안타르크티쿠스는 마스트리흐트절의 끝자락, 70.6 ~ 66 Ma의 긴 저녁을 건너던 포식자의 숨결로 그려집니다. 차가운 이름 속 antarcticus의 울림처럼, 이 존재는 AA의 바람과 함께 시간을 밟아 나간 모습입니다. 2019년 엘리와 케이스가 붙인 이름은 늦은 백악기의 어둑한 지평 위에서 조용히 오래 울립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층은 한 겹 한 겹 눌린 겨울의 숨처럼 무겁고, 그 위로 마스트리흐트절의 바람이 느리게 흘렀습니다. AA의 땅에서는 먹이의 움직임과 침묵의 간격이 같은 평원 위에 번갈아 내려앉았고, 하루의 긴장도 그 리듬에 맞춰 전개됩니다. 그리하여 임페로바토르의 걸음은 거대한 변화의 예감 속에서도 오늘을 붙드는 생의 박동으로 남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남겨진 뼈의 문장은 길지 않지만, 임페로바토르의 몸은 사냥의 찰나를 위해 불필요를 덜어내는 쪽으로 다듬어졌으리라 그려집니다. 포식자로 살아간다는 일은 힘의 과시보다 타이밍의 예술에 가까웠고, 그 미세한 선택이 하루의 생사를 가르곤 했습니다. 비로소 이 존재의 형태는 완성된 정답이라기보다, 추위와 압박 속에서 계속 고쳐 쓴 생존의 원고처럼 읽힙니다. 모르로사루스 안타르크티쿠스와 임페로바토르 안타르크티쿠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마스트리흐트절의 AA에서 모르로사우루스 안타르크티쿠스가 초식의 리듬을 만들 때, 임페로바토르는 그 가장자리를 따라 포식의 간격을 조율했을 것입니다. 서로는 같은 바람을 마셨으나 한 공간을 모두 차지하려 하지 않았고, 어쩌면 시간대와 동선을 달리하며 각자의 자리를 지켜낸 모습입니다. 또한 동시대의 마준가사우루스와는 사냥의 우선순위를 달리한 채, 정면의 충돌보다 비켜서는 긴장으로 생태의 균형이 이어졌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종을 비추는 화석 흔적은 단 한 차례, 그래서 오히려 지구 역사가 남긴 희귀한 증언으로 더욱 또렷합니다. PBDB의 Taxon 391298이라는 표식은 닫힌 결론이 아니라, 아직 펼쳐지지 않은 페이지의 첫 줄처럼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지층 아래에는 임페로바토르의 하루를 더 길게 들려줄 장면들이 잠들어 있고, 다음 발굴은 그 침묵의 문장을 천천히 이어 쓰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