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품은 장중한 보행자, 로실라사루스 기간트스
로실라사루스 기간트스라는 이름은 거대함의 과시보다 오래 버티는 숨을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하여 이 존재는 키메리지절의 대지에 발을 얹고, 시간의 결을 따라 느리지만 확실한 생의 리듬을 남깁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지금의 스페인 Aras de los Olmos를 감싸는 바람 아래, 지층은 키메리지절에서 티토니아절로 이어진 157.3 ~ 145 Ma의 묵직한 밤낮을 품고 있었습니다. 비로소 그 오래된 평원은 한 거대한 공룡이 지나갈 길과 머물 자리를 천천히 빚어 내는 무대로 전개됩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로실라사루스의 몸은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 운용이 어떻게 생존의 언어가 되는지 조용히 증언합니다. 어쩌면 그 설계는 빠른 승부보다 긴 시간의 압력을 견디려는 선택이었고, 그래서 거대한 체구는 부담이 아니라 버팀의 기술로 바뀌어 갑니다. 로실라사루스 기간트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키메리지절의 스페인 테루엘 권역에서 투랴사루스 료데벤시스와 갈베사루스 헤르레뢰가 곁을 나누던 장면이 함께 그려집니다. 로실라사루스 기간트스와 투랴사루스는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운영이 달라, 같은 압력 속에서도 서로의 동선을 존중하며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갈베사루스와는 체형 프레임과 거리 운영 방식이 갈려, 정면의 충돌보다 간격을 조율하는 긴장이 평원 위에 오래 머물렀을 모습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겨진 화석은 단 한 번 모습을 드러냈고, 그 희소함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조심스레 접어 둔 귀한 여백처럼 빛납니다. 2001년 Casanovas 외가 이름을 세상에 건넨 뒤에도 이야기는 닫히지 않았으며, 여전히 Aras de los Olmos의 층서 어딘가에서 다음 장면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아직 잠든 흔적 하나가 깨어나는 날, 로실라사루스 기간트스의 하루는 지금보다 더 따뜻하고 또렷하게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