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바람의 거인, 투랴사루스 료데벤시스
투랴사루스 료데벤시스라는 이름은, 오래된 대지의 침묵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거대한 숨결처럼 들려옵니다. 그 이름을 부르는 순간, 우리는 한 생명이 아니라 한 시대의 무게를 함께 마주하게 됩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스페인 테루엘의 지층은 키메리지절에서 티토니아절, 157.3 ~ 145 Ma에 이르는 시간을 겹겹이 품고 있습니다. 비로소 그 땅의 바람과 식생, 마른 평원과 계절의 흔들림 사이로 투랴사루스의 하루가 조용히 전개됩니다. 그래서 이 존재는 한순간의 주인공이 아니라, 긴 시간의 파도를 건너온 생명의 결로 다가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투랴사루스의 체형 프레임은 같은 시대의 이웃들과 다른 보폭을 선택하게 했고, 그 선택은 먹이와 안전 사이의 거리를 세밀하게 다루는 삶으로 이어졌습니다. 어쩌면 그 거대함은 과시가 아니라, 넓은 공간을 읽고 위험을 미리 흩어 보내기 위한 다정하고도 고단한 설계였을지 모릅니다. 그리하여 몸의 형태 자체가 생존의 문장이 되어, 화석의 윤곽 안에서 여전히 낮게 울리고 있습니다. 갈베사루스 헤르레뢰와 투랴사루스 료데벤시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키메리지절의 테루엘 권역에서 갈베사루스 헤르레뢰와 투랴사루스는 서로의 동선을 살피며 자리를 나누었을 가능성이 크게 그려집니다. 로실라사루스 기간트스와도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가 달라, 같은 풍경 안에서 서로의 리듬을 존중하며 비켜 갔을 모습입니다. 그래서 그 평원의 긴장감은 충돌의 함성보다, 공존을 위해 속도를 조절하던 발걸음으로 기억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세상에 드러난 흔적이 단 두 점이라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어렵게 남긴 희귀한 증언에 가깝습니다. 2006년 Royo-Torres 외 연구자들이 이름을 건넨 뒤에도, 투랴사루스의 생애는 아직 베일 속에서 우리를 조용히 부르고 있습니다. 언젠가 테루엘의 더 깊은 층위가 열리는 날, 이 여백은 한 시대의 공기를 완성할 다음 장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