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끝에 걸린 저녁의 거인, 만수라사루스 사히내
만수라사우루스 사히내라는 이름은 캄파니아절의 바람 끝에서 늦은 백악기의 숨을 붙잡아 둔 호명처럼 들립니다. 2018년 Sallam 외 연구진이 이 이름을 붙였을 때, 한 생명의 무게가 다시 시간 위로 떠올랐습니다. 그리하여 이 존재는 이집트의 기억 속에서 조용하지만 오래 울리는 메아리로 남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오늘의 이집트 New Valley를 감싸던 땅은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진 83.5 ~ 70.6 Ma의 긴 저녁빛 아래 천천히 식어가고 있었습니다. 먼지와 퇴적의 겹은 하루가 아니라 수천만 년의 숨결로 쌓였고, 그 위를 건너는 생명들의 발자국은 소리 없이 계절을 바꾸었습니다. 어쩌면 그 풍경의 공기는 뜨겁고도 무거워, 한 걸음마다 시간이 어깨에 내려앉는 느낌이었겠습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만수라사루스 계통의 몸은 속도를 겨루기보다 오래 버티며 이동과 방어의 균형을 고르는 쪽으로 빚어졌던 모습입니다. 뼈와 관절의 배열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거친 환경의 변덕을 하루하루 견디기 위한 고단한 선택으로 읽힙니다. 비로소 그 설계는 화려함보다 지속을 택한 진화의 문장처럼, 조용한 리듬으로 전개됩니다. 사로르니토레스테스 랑스토니와 만수라사루스 사히내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캄파니아절의 하늘 아래 사로르니토레스테스 랑스토니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각자의 대륙을 누빌 때, 만수라사우루스의 시간도 나란히 흘렀습니다. 서로 마주 선 장면보다, 다른 땅의 기후와 식생 압력 속에서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달리 세운 선택들이 더 또렷이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이들의 관계는 충돌의 서사가 아니라, 같은 시대를 다른 보폭으로 통과한 정교한 공존의 악장에 가깝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 손에 닿는 흔적은 1건뿐이지만, 그것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어렵게 건네준 희귀한 증언입니다. 베일처럼 얇게 남은 화석의 여백은 아직 말해지지 않은 계통의 여정을 조용히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New Valley의 지층은 끝난 이야기가 아니라, 다음 발굴이 이어 쓸 문장을 기다리는 첫 장면으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