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바람을 등에 얹고 평원을 건너는 순례자, 모렐라돈 벨트라니. 모렐라돈 벨트라니라는 이름은 카스테욘의 오래된 땅결에서 비로소 들려온 낮은 박동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리하여 2015년 Gasulla와 동료들이 세상에 올린 이 이름은, 사라진 초식의 걸음을 오늘의 숨결로 이어 줍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바레미아절에서 압티아절로 넘어가는 125.45 ~ 122.46 Ma의 시간, 스페인 카스테욘의 지층에는 햇빛과 습기가 천천히 교차했을 것입니다. 여전히 그 땅은 마른 계절과 푸른 계절이 번갈아 스치는 무대처럼 펼쳐지고, 초식동물의 발걸음은 먼 바람과 함께 느리게 겹쳐집니다. 우리는 연대의 숫자를 넘어서, 시간이 눌러 쌓은 공기의 무게를 먼저 마주하게 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모렐라돈 계통은 같은 생존 압력 앞에서도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다르게 운용한 길로 그려집니다. 그 선택은 강함의 과시가 아니라 먹이를 찾고 몸을 지키며 하루를 건너기 위한, 조용하고도 고단한 설계였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 몸의 형태 하나하나는 승리의 깃발이 아니라 버텨 낸 계절들의 문장에 더 가깝습니다.
모렐라돈 벨트라니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바레미아절의 스페인에서 타스타빈사루스 산지는 모렐라돈과 시공을 나눈 이웃의 실루엣으로 다가옵니다. 둘은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운영이 달랐기에, 같은 압력 속에서도 먹이터와 이동의 동선을 나누며 서로의 자리를 존중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같은 시대를 살아간 푸야느고사루스 시린드호르내까지 떠올리면, 한 기후 아래에서도 계통마다 전혀 다른 생존의 문법이 전개됩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이 공룡을 붙들어 둔 흔적이 단 한 점이라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껴 남긴 희귀한 증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여백은 침묵이 아니라 다음 장면을 위해 숨을 고르는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미래의 발굴이 한 겹 더 열리는 날, 모렐라돈 벨트라니의 하루는 지금보다 따뜻하고 선명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