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바람의 낮은 추적자, 피로베나토르 쿠르리. 이 이름은 캄파니아절의 숨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의 균형을 정교하게 다뤘던 한 계통의 기척을 조용히 불러옵니다. 피로베나토르 쿠르리라는 울림은 짧지만, 오래 남는 메아리입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아시아 내륙의 바람이 마른 흙을 쓰다듬던 캄파니아절, 시간은 83.6 ~ 72.1 Ma의 긴 물결로 흘렀습니다. 그리하여 오늘의 중국 Wulatehouqi 일대 지층에는, 발소리보다 가벼운 생의 흔들림이 켜켜이 잠겨 있습니다. 비로소 그 땅의 공기는, 사라진 존재의 체온을 아주 낮은 결로로 들려줍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피로베나토르의 여정은 거대한 힘보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려 있던 생존의 문법으로 전개됩니다. 같은 압력 앞에서도 다른 선택지를 열어 두는 그 설계는, 몸의 형식이 곧 삶의 태도였음을 증언합니다. 어쩌면 그 정교함은 빠르게 다투기보다 오래 버티기 위한, 조용한 결심이었을 것입니다.
캄파니아절의 피로베나토르 쿠르리, 공존의 균형
같은 시기 같은 권역에서 린헤베나토르 타니는 피로베나토르 쿠르리와 시선을 나누되, 서로 다른 균형의 방식으로 동선을 비켜 갔던 모습입니다. 프로토케라톱스 헬레니코리누스와도 체형의 설계 철학이 처음부터 달랐기에, 같은 대지를 지나면서도 머무는 층위와 리듬은 다르게 그려집니다. 그리하여 평원 위의 긴장감은 충돌의 함성보다,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섬세한 간격으로 남아 있습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이 공룡의 흔적이 모습을 드러낸 일은 단 한 번, 그래서 오히려 지구 역사가 아껴 둔 희귀한 증거로 빛납니다. 2012년 Xu 외가 이름을 건네던 순간에도 이야기는 완성보다 여백 쪽으로 더 깊이 기울어 있었을지 모릅니다. 여전히 Wulatehouqi의 지층은 조용히 입을 다문 채, 다음 발굴이 이 고요한 서사의 빈칸을 천천히 이어 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