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새벽의 칼날, 살트료베나토르 자넬래
돌기 많은 시간의 벽을 스치듯, 이 이름은 쥐라기 초입의 찬 공기를 다시 열어 보입니다. 살트료베나토르 자넬래는 살트리오사우루스 계열의 결을 품은 채, 오래된 대지 위에 조용한 존재감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시네무르절에서 플린스바키아절로 넘어가던 196.5 ~ 189.6 Ma, 오늘의 이탈리아 바레세 일대는 젖은 바람과 젊은 지층이 번갈아 숨 쉬던 무대였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한 생명의 보폭은 흙과 물, 빛과 그림자가 밀고 당기던 세계 속에서 천천히 윤곽을 얻어 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이 계열이 보여 준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운용은, 빠르게 달아나거나 버티어 서야 했던 순간마다 몸이 택한 정교한 문장처럼 읽힙니다. 어쩌면 그 선택은 힘을 과시하려는 몸짓보다, 하루를 무사히 건너기 위한 절제의 기술에 더 가까웠을 모습입니다. 그래서 뼈의 형태는 차가운 구조가 아니라, 살아남고자 했던 온기의 흔적으로 전개됩니다. 윤나노사루스 로부스투스와 살트료베나토르 자넬래,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시네무르절의 시간대에는 윤나노사우루스 로부스투스와 람프룩흐사라 드하르마라멘시스도 각자의 대륙에서 삶의 박자를 맞추고 있었습니다. 먹이망과 활동 시간의 압력은 닮아 있었지만, 골격의 리듬과 이동·방어의 우선순위는 서로 달랐고, 그리하여 이들은 같은 시대를 공유하되 서로의 길을 존중하며 비켜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 시대는 하나의 해답이 아니라, 다른 선택들이 나란히 호흡하던 거대한 합주로 남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가 우리 앞에 내민 화석의 흔적은 단 한 차례여서,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어렵게 건네준 희귀한 증언으로 다가옵니다. 2018년 Dal Sasso 외 연구진이 이름을 붙인 뒤에도, 지층은 아직 말하지 않은 장면들을 깊이 품고 있습니다. 여전히 다음 발굴의 손길이 닿는 순간, 이 조용한 공백은 더 넓은 이야기로 천천히 깨어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