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은빛 새벽의 사냥꾼, 시노사루스 시넨시스. 시노사루스 시넨시스라는 호명은 1993년 Hu의 손끝에서 오래 잠든 뼈의 숨결을 다시 깨웠습니다. 짧은 이름 하나가 포식과 회피가 교차하던 고대의 긴 하루를 조용히 불러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헤탕절에서 시네무르절로 이어지는 201.3 ~ 190.8 Ma의 지층은, 막 태동한 쥐라기의 공기를 천천히 밀어 올립니다. 그 시기 중국의 대지에는 계절의 결이 거칠게 스치고, 생명들은 한 번의 망설임도 생존의 값으로 치르던 모습입니다. 시노사루스 시넨시스는 바로 그 무게 위를 건너며, 시간의 문턱을 넘어온 그림자로 그려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같은 시노사루스 계통 안에서도 삶의 방식은 하나로 고정되지 않았고, 몸의 균형과 움직임은 각자의 선택으로 다듬어졌습니다. 시노사루스 시넨시스의 형상 또한 빠르게 기회를 읽고 자원을 아끼려는, 고단하지만 정교한 문장처럼 전개됩니다. 살아남는 일은 힘의 과시보다 리듬의 조율에 가까웠고, 그 조율이 이 종의 하루를 오래 버티게 했을지 모릅니다. 시노사루스 트랴스시쿠스와 시노사루스 시넨시스, 같은 무대의 공존 헤탕절의 시간대에서 시노사루스 트랴스시쿠스는 같은 계통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 주고, 서로는 한 뿌리에서 다른 생활 전략을 펼친 존재로 읽힙니다. 윤나노사루스 훠느기와는 처음부터 체형 설계의 결이 달라, 한쪽이 밀어내기보다 서로 다른 먹이와 동선을 택했을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리하여 이 시대의 긴장감은 정면 충돌보다 절묘한 거리 두기 속에서, 평원을 오래 지탱하는 균형으로 이어졌습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남아 있는 화석 흔적은 단 한 건, 그래서 시노사루스 시넨시스는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껴 둔 희귀한 증언으로 남아 있습니다. Taxon 395934라는 작은 표식 뒤에는 아직 꺼내지지 않은 계절과 발자국의 결이, 베일처럼 고요히 접혀 있는 듯합니다. 어쩌면 다음 발굴의 삽끝은 이 침묵의 여백을 조금 더 열어, 우리가 듣지 못한 쥐라기 새벽의 목소리를 들려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