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결을 가르는 고요한 척추, 스피노스트로프스 가톄리
스피노스트로프스 가톄리는 이름만으로도 길고 마른 시간의 결을 떠올리게 하는 존재입니다. 1960년 Lapparent가 이 이름을 붙였을 때, 한 생명의 윤곽은 비로소 지층의 침묵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백악기 전기에서 투로니아절로 이어지는 145 ~ 93.5 Ma의 막이 열리면, 대지는 뜨거운 숨과 긴 계절의 리듬으로 출렁였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같은 시대의 Xinjiang, Ovorkhangai, Nei Mongol 같은 땅에서도 생명의 호흡이 겹쳐 흐르던 만큼, 스피노스트로프스의 걸음 또한 한 점에 머물지 않는 긴 시간의 움직임으로 그려집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스피노스트로프스 계통의 몸 설계는 단숨에 힘을 과시하기보다, 버티고 이어 가는 쪽으로 다듬어진 문법에 가까워 보입니다. 어쩌면 그 골격의 선택 하나하나는 먹이를 좇는 순간과 위험을 피하는 순간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시 써 내려간 조용한 결심이었겠습니다. 비로소 형태는 장식이 아니라 생활의 문장이 되었고, 그 문장은 거친 계절 속에서도 끊기지 않게 전개됩니다. 카르카로돈토사루스 사하리쿠스와 스피노스트로프스 가톄리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백악기 전기의 넓은 무대에는 카르카로돈토사루스 사하리쿠스와 프싣타코사루스 모느고롄시스라는 다른 계통의 그림자도 드리워집니다. 그러나 이들의 사이는 정면의 충돌보다, 체형과 방어 방식의 출발점이 다른 만큼 서로의 시간대와 동선을 조율해 비켜 가는 균형에 더 가까운 모습입니다. 한쪽이 긴장감을 높이면 다른 쪽은 리듬을 달리하며, 같은 기후의 압력 속에서도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풍경이 이어졌을 것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스피노스트로프스 가톄리를 둘러싼 화석 흔적은 단 두 번 모습을 드러내며, 이는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아껴 남긴 희귀한 증언처럼 다가옵니다. 그 여백 덕분에 우리는 단정 대신 가능성의 언어로 이 생명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됩니다. 아직 열리지 않은 지층의 페이지가 언젠가 더 많은 숨결을 건네면, 이 조용한 이름은 미래의 발굴 속에서 한층 또렷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