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숨결로 남은 이름
황금 바람의 느린 거인, 애깁토사루스 바하리젠시스. 우리가 애깁토사루스 바하리젠시스라 부르는 이 존재는 북아프리카의 오래된 바람 속에서, 느리지만 깊은 리듬으로 시간을 건너온 모습입니다. 그 이름은 한 생물의 호칭을 넘어, 사라진 평원의 호흡을 되돌려 들려주는 메아리로 남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백악기 전기에서 투로니아절로 이어지는 145 ~ 93.5 Ma의 지층은 모래와 범람원이 번갈아 숨 쉬던 긴 계절을 품고 있습니다. 오늘의 Tahoua와 Agadez, 그리고 Matruh로 이어지는 땅 위에서 그 발걸음은 마른 바람과 물가의 경계를 따라 조용히 이어졌을 것입니다. 비로소 우리는 지명을 읽기보다, 그 지명이 품었던 시간의 무게를 먼저 듣게 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애깁토사루스 계통이 택한 몸의 설계는 한순간의 과시보다 긴 이동과 버팀을 견디려는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그리하여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다루는 방식은 하루의 생존을 넘어, 계절의 변덕을 건너기 위한 고단한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1932년 Stromer가 남긴 이름은 그런 인내의 형상을 오늘까지 건네는 다리처럼 느껴집니다. 바하랴사루스 이느겐스와 애깁토사루스 바하리젠시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권역의 시간 곁에는 바하랴사우루스 이느겐스가 있었고, 같은 시기와 같은 지역의 무대에는 니게르사우루스가 함께 존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들은 정면으로 모든 길을 차지하기보다 이동 구간과 머무는 리듬을 달리하며, 서로의 자리를 존중해 비켜 갔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그 평원은 대립의 소음보다, 서로 다른 체형 설계 철학이 공존하던 정교한 균형으로 기억됩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지금 우리 곁에 닿는 것은 다섯 번 모습을 드러낸 화석의 흔적이며, 그 수는 부족함이 아니라 오래 보존된 신비로운 여백입니다. 아직 열리지 않은 층위가 남아 있기에 애깁토사우루스 바하리젠시스의 하루는 앞으로 더 또렷해질 수 있습니다. 여전히 모래 아래 잠든 파편들은 미래의 발굴을 기다리며, 이 서사를 조용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