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사암의 숨결, 아나사지사루스 호르네리
아나사지사우루스 호르네리는 오래된 바람이 깎아 놓은 협곡의 결 위에, 조용하지만 쉽게 지워지지 않는 이름으로 남아 있습니다. 거대한 포효보다 낮은 발걸음으로 시대를 건넜고, 그리하여 이 이름은 한 지역의 공기와 함께 오래 머무는 모습입니다.
San Juan의 서막 오늘의 미국 San Juan 땅이 젖은 평원과 먼지의 호흡을 번갈아 품던 때, 무대는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천천히 기울어 갔습니다. 그 시간의 폭은 83.5 ~ 70.6 Ma, 너무 길어 한 생의 언어로는 다 말할 수 없고 비로소 지층의 침묵이 대신 이야기해 줍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아나사지사루스라는 계통의 몸은 힘을 한곳에 몰아붙이기보다, 주변과 간격을 읽으며 살아가도록 다듬어진 선택으로 그려집니다. 어쩌면 그 문법은 화려함보다 지속을 택한 결심이었고, 하루하루의 길 위에서 더 단단해졌을 것입니다. 아라모사루스 산줘넨시스와 아나사지사루스 호르네리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캄파니아절의 San Juan에서 아라모사우루스 산줘넨시스는 큰 체구의 리듬으로 지나가고, 오르니토미무스 엗몬토니쿠스는 가벼운 보폭으로 다른 결을 남겼습니다. 이들은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동선과 거리를 나누며 비켜 갔고, 그리하여 평원은 전쟁의 함성 대신 정교한 균형으로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은 화석 흔적은 단 하나,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끝내 감추어 둔 희귀한 증언처럼 빛납니다. Hunt와 Lucas가 1993년에 건넨 이름은 닫힌 결론이 아니라, 아직 열리지 않은 장면 앞에 놓인 작은 등불입니다. 여전히 San Juan의 깊은 결 어딘가에는 다음 페이지가 잠들어 있고, 언젠가 그 여백이 깨어나면 이 조용한 주인공의 생도 더 선명하게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