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갑옷을 두른 모방자, 그립토돈토펠타 미무스
돌처럼 오래 버틴 계절을 등에 얹은 이름, 그립토돈토펠타 미무스는 늦은 백악기의 숨결을 붙잡아 둔 존재입니다. 2000년 Ford가 붙인 이 학명은, 사라진 생의 결을 오늘까지 조용히 울려 줍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미국 San Juan의 지층 위로는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넘어가는 83.5 ~ 66 Ma의 시간이 낮게 깔려 있었습니다. 비로소 갈라진 암석 사이로 바람이 스치면, 이 땅이 한때 거대한 생명들의 발걸음을 품었다는 사실이 서서히 되살아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그립토돈토펠타 미무스는 같은 압력 앞에서도 체형 프레임과 골격 비율, 무게중심의 운용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듬어 온 모습입니다. 그리하여 하루의 위험을 정면으로 밀어붙이기보다, 버티고 비켜 나가며 살아남는 선택이 반복되었을 것입니다.
그립토돈토펠타 미무스가 남긴 공존의 결
같은 시기 같은 땅을 지나던 아라모사루스 산줘넨시스는 더 큰 체형과 다른 거리 감각으로 평원을 넓게 쓰고, 그립토돈토펠타 미무스는 그 곁에서 동선을 어긋나게 조율했을 듯합니다. 여전히 오르니토미무스 엗몬토니쿠스가 가벼운 리듬으로 공간을 가르면, 셋의 세계는 충돌보다 간격을 택하며 정교한 균형으로 전개됩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우리에게 닿은 것은 여덟 번 모습을 드러낸 화석의 목소리이며, 그 숫자는 작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깊은 여백을 남깁니다. 어쩌면 아직 잠든 흔적들이 San Juan의 더 깊은 층에서 다음 장면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미래의 발굴이 비로소 그 침묵을 열 때, 이 이름의 서사는 한층 더 또렷한 숨결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