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지층의 순례자, 바티로사루스 로즈흐데스트벤스키
바티로사우루스 로즈흐데스트벤스키라는 이름은 오래된 평원의 숨결을 등에 지고 걸어온 존재를 떠올리게 합니다. 산토니아절의 막이 오르던 때부터 마스트리흐트절의 저녁빛까지, 이 이름은 시간 위에 천천히 새겨졌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오늘의 카자흐스탄 Qyzylorda (KZ) 일대에 바람이 스치면, 한때 그 땅을 덮었던 고요한 긴장이 다시 살아나는 듯합니다. 산토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6.3 ~ 70.6 Ma의 층위 속에서 계절과 물길은 수없이 바뀌었고,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 바티로사우루스가 서 있었을지 모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바티로사우루스 계통의 몸짓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해 다듬어진 선택의 결과로 전개됩니다. 아라로사우루스 계통과 나란히 바라보면 기본 체형과 방어 구조의 출발점이 달랐고, 그 차이는 같은 압력 앞에서도 서로 다른 생존의 리듬으로 이어졌을 모습입니다.
산토니아절의 바티로사루스 로즈흐데스트벤스키, 공존의 균형
같은 산토니아절의 Qyzylorda 무대에는 아라로사우루스 투베리페루스가 함께 있었고, 둘은 서로의 자리를 읽으며 동선을 조심스럽게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같은 시대를 살았던 트루돈 포르모수스는 Glacier, Golden Valley, Wheatland를 비롯한 북미 여러 땅에서 다른 무게중심의 전략을 펼쳤고, 어쩌면 같은 시간축의 먹이망 속에서 서로 다른 활동의 시간을 택했을 것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금 우리 곁에 닿은 흔적이 단 하나라는 점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아주 천천히 건네온 희귀한 증언입니다. 2012년 Godefroit 외의 이름 붙이기 이후에도 이 존재는 많은 말을 아끼고 있으며, 그리하여 미래의 발굴 현장마다 아직 쓰이지 않은 장면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