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 바람의 낮은 노래, 히파크로사루스 스테비느게리
히파크로사우루스 계통의 이 존재는 거대한 시간이 눌러 만든 평원 위에서, 오래 견디는 호흡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 냈습니다. 이 이름은 한 종의 호칭을 넘어, 북아메리카 북서부를 천천히 건너던 생명의 박동처럼 들려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산토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5.8 ~ 70.6 Ma의 길목에는, Glacier와 Pondera의 바람, 그리고 Alberta의 차가운 빛이 한 줄기 계절처럼 스며 있습니다. 지층은 장소를 나열하지 않고 하나의 무대로 묶어 내며, 그 무대 위에서 이 공룡의 하루가 길고 낮은 리듬으로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같은 히파크로사우루스 계통 안에서도 체급과 동선, 방어 운용의 미세한 선택은 매 순간의 생존을 위해 다듬어진 습관처럼 축적됐습니다. 어쩌면 그 몸의 운용 방식은 힘을 과시하기보다 오래 버티기 위한 기술에 가까웠고, 그리하여 한 세대의 움직임이 다음 세대의 문법으로 이어졌습니다.
산토니아절의 히파크로사루스 스테비느게리, 공존의 균형
캄파니아절의 코리토사우루스 카숴류스는 같은 지형의 바람을 나눴고,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가 달라 서로의 길을 살짝 비켜 가는 균형이 그려집니다. 캄파니아절의 히파크로사우루스 알티스피누스 또한 가까운 혈통의 울림을 지녔으되, 체형 운용과 서식 전략의 결이 갈리며 같은 땅에서도 다른 동선을 택한 모습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1994년 Horner와 Currie가 이름을 붙인 뒤에도, 우리 곁에 도착한 것은 열다섯 개의 화석 흔적뿐이어서 이 종의 침묵은 오히려 더 깊어집니다. 여전히 지층의 어딘가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페이지가 남아 있고, 미래의 발굴은 그 조용한 빈칸에 새로운 숨결을 채워 넣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