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슭의 낮은 숨, 그리포사루스 라티덴스
그리포사우루스 라티덴스라는 이름은 오래된 평원에서 불어오던 숨결을 다시 불러오는 듯합니다. 비로소 이 이름 앞에 서면, 한 생명이 계절의 압력을 견디며 남긴 온기가 조용히 되살아납니다. 어쩌면 우리는 종의 호칭을 읽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지지 않으려던 생존의 박동을 듣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산토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5.8 ~ 70.6 Ma의 긴 흐름 속에서, 오늘의 미국 Pondera와 Glacier 일대는 물길과 바람이 번갈아 지배하는 무대로 펼쳐졌습니다. 지층은 서두르지 않는 목소리로, 하루를 건너는 발걸음 하나에도 얼마나 깊은 시간이 필요했는지 들려줍니다. 그리하여 이 땅의 공기는 사라진 시대의 결을 여전히 품은 채 우리 앞에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그리포사루스 계통의 몸의 틀은 눈에 띄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버티기 위해 다듬어진 선택이었을 것입니다. 히파크로사우루스 계통과 다른 출발선에서, 체형과 방어 구조를 스스로의 리듬에 맞게 조율해 왔던 모습입니다. 그래서 그 움직임은 먹이를 찾는 평온과 위험을 피하는 긴장 사이를 잇는, 조용한 기술로 읽힙니다. 히파크로사루스 스테비느게리와 그리포사루스 라티덴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산토니아절의 Pondera 권역에서 히파크로사우루스 스테비느게리와 그리포사루스 라티덴스는 한 하늘 아래 서로 다른 보폭으로 초원을 나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트루돈 포르모수스가 민첩한 동선으로 공간의 틈을 활용할 때에도, 이들은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자리와 시간을 달리하며 비켜 갔을 장면이 그려집니다. 평원의 긴장감은 함성보다 절제에 가까웠고, 공존의 질서는 그렇게 섬세하게 이어졌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겨진 흔적이 2건이라는 점은 빈칸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주 드물게 건네는 희귀한 증언입니다. 1992년 Horner가 이름을 붙인 뒤에도 이야기는 닫히지 않았고, 아직 열리지 않은 층 사이에 다음 장면이 잠들어 있는 듯합니다. 여전히 미래의 발굴은 그리포사루스 라티덴스의 하루를 더 또렷하게 밝혀 줄 빛을 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