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보다 느리게 새겨진 이름, 브리카나사루스 크롬프토니
브리카나사우루스 크롬프토니라는 이름은 먼 지층의 맥박을 오늘까지 옮겨오는 낮고 단단한 울림입니다. 1985년 Galton과 Van Heerden가 이 생명에 이름을 붙이던 순간, 사라진 발걸음은 비로소 한 줄의 시간으로 다시 이어졌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Herschel과 Free 주에는 오래전 물러난 계절의 숨이 아직 남아, 먼지와 빛이 번갈아 평원을 쓸어갑니다. 그 무대는 노리아절에서 레티아절로 기울던 228 ~ 201.3 Ma의 깊은 장면이며, 하루보다 훨씬 느린 변화가 지평선을 밀어 올렸습니다. 그리하여 이 공룡의 삶은 한순간의 포효가 아니라, 오래 버티는 침묵의 리듬으로 펼쳐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브리카나사우루스 계통의 몸틀은 속도를 과시하기보다 간격을 읽고 보폭을 아끼는 쪽으로 마음을 기울였던 듯 보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먹이와 안전 사이에서 매일 다시 선택해야 했던, 고단하지만 정교한 생존의 문법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의 형태는 힘의 선언문이 아니라 오래 살아남기 위해 조용히 다듬어진 생활의 자세로 다가옵니다.
노리아절의 브리카나사루스 크롬프토니, 공존의 균형
같은 노리아절의 땅에는 메라노로사우루스 레디와 세파파노사우루스 자스트로넨시스도 함께 숨 쉬었습니다. 서로 닮은 시대를 건넜지만 체형의 출발점과 움직임의 거리 감각이 달라, 한 평원에서도 동선은 자연스레 갈라졌을 장면이 그려집니다. 비로소 이 만남은 충돌의 서사가 아니라 같은 하늘 아래 각자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 선 균형의 풍경으로 전개됩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남겨진 흔적이 단 두 건이라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끝내 쉽게 내어주지 않은 희귀한 페이지입니다. 그래서 브리카나사우루스 크롬프토니는 다 말해진 존재가 아니라 아직 잠든 지층 너머에서 다음 장면을 기다리는 모습입니다. 훗날 Herschel과 Free 주의 땅이 또 한 번 입을 연다면, 우리는 이 조용한 이름의 생을 더 선명하게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