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 바람에 새긴 이름
북녘의 고요한 발걸음, 보레니쿠스 케르테코룸. 보레니쿠스 케르테코룸이라는 이름은 차가운 대지 끝에서도 생이 길을 찾아 나아갔다는 낮은 울림처럼 들립니다. 멀리서 보면 작은 흔적 하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한 시대의 숨이 번지는 모습입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진 83.5 ~ 70.6 Ma의 시간은, 오늘의 캐나다 Alberta를 아주 오래된 공기로 적셔 둡니다. 강과 흙이 천천히 겹쳐지던 그 평원에서, 보레니쿠스의 하루는 바람과 침묵 사이로 길게 전개됩니다. 비로소 지층의 결을 따라 걷다 보면, 시간의 무게가 발밑에서 조용히 되살아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보레니쿠스 계통의 몸틀과 방어 구조는 화려한 과시보다 오래 버티기 위한 선택으로 읽힙니다. 그 형상은 한순간의 우세보다, 변덕스러운 환경 속에서도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인내에 더 가까운 모습입니다. 그리하여 이 생명은 거칠게 밀어붙이기보다, 살아남을 틈을 섬세하게 고르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보레니쿠스 케르테코룸,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시기 같은 Alberta의 땅에서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켄트로사우루스 아페르투스가 남긴 자취는, 충돌보다 동선의 분화를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서로는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가고, 각자의 체형과 거리 감각으로 하루의 리듬을 달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전히 보레니쿠스 케르테코룸은 그 사이의 빈 통로를 읽어 내며, 공존의 정교한 균형을 이어 갔을지 모릅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이름은 2016년 Bell과 Currie에 의해 불렸지만, 지층이 내어 준 흔적은 단 두 번뿐입니다. 그러나 그 적음은 결핍이 아니라 지구의 긴 역사 속에 드물게 남은 희귀한 증언에 가깝습니다. 어쩌면 다음 발굴의 한 조각이, 이 북녘의 발걸음이 품었던 삶의 온도를 더 선명하게 들려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