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바람을 가르는 고요한 주자, 에피키로스테노테스 쿠르리
에피키로스테노테스 쿠르리라는 이름은 늦은 백악기의 얇은 공기를 스치며, 작지만 또렷한 생의 의지를 들려줍니다. 거친 포효보다 길게 남는 것은 발끝의 리듬이었고, 그 리듬이 오늘 우리 앞에서 다시 서사로 피어납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오늘의 캐나다 앨버타가 되기 전, 그 땅은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진 83.5 ~ 70.6 Ma의 시간을 천천히 건너고 있었습니다. 먼지와 바람이 겹겹이 쌓인 평원 위로 한 생명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가고, 지층은 그 순간을 오래 품어 왔습니다. 그리고 2011년 Sullivan 외의 명명은, 잠들어 있던 호흡을 현재의 귀로 데려오는 장면처럼 다가옵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이 계통은 티라노사우루스 계통이나 센트로사우루스 계통과는 다른 체형과 방어 구조에서 출발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그 차이는 우열의 표식이 아니라, 같은 하늘 아래에서 끝내 살아남기 위해 고른 섬세한 선택이었을지 모릅니다. 비로소 몸의 문법 하나하나는 사냥과 회피, 긴 하루를 견디는 리듬으로 이어졌을 모습입니다.
캄파니아절의 에피키로스테노테스 쿠르리, 공존의 균형
캄파니아절의 앨버타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켄트로사우루스 아페르투스 또한 같은 지평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그 만남은 늘 충돌로만 흐르지 않고,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읽으며 동선을 조용히 비켜 가는 균형으로 전개됩니다. 어쩌면 같은 바람을 마시면서도 서로 다른 높이의 긴장을 선택했기에, 그 평원은 더 오래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겨진 흔적은 단 하나, 그래서 이 존재는 희귀한 증거로 더욱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여백이 많다는 사실은 침묵이 아니라, 아직 열리지 않은 장면이 지층 아래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미래의 발굴이 한 겹 더 문을 열어 준다면, 에피키로스테노테스 쿠르리의 하루는 지금보다 선명한 온도로 우리 앞에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