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빛 침묵의 순례자, 에르리코사루스 안드레으시
에르리코사우루스 안드레으시는 세노마니아절에서 산토니아절로 이어지는 시간의 가장자리에서, 오래된 바람처럼 조용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1980년 Barsbold와 Perle가 붙인 이름은 한 생명의 윤곽을 넘어, 고비의 지층에 남은 긴 호흡을 우리 앞에 다시 펼쳐 보입니다.
Omnogov의 서막 오늘의 몽골 Omnogov를 감싸던 땅은 건조한 침묵과 이동하는 먼지의 결이 교차하던 무대였습니다. 그 무대의 시간은 100.5 ~ 83.6 Ma로 길게 이어지고, 세노마니아절에서 산토니아절로 넘어가며 생존의 결도 서서히 바뀌어 갑니다. 비로소 우리는 이름 하나가 아니라, 지층과 계절이 함께 빚은 느린 장면 속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에를리코사우루스 계통의 몸은 힘을 과시하기보다, 환경의 압력에 오래 견디도록 다듬어진 선택의 결과로 그려집니다. 그 체형의 철학은 단숨에 밀어붙이기보다 거리와 타이밍을 섬세하게 조율하며 하루를 건너는 방식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생명은 거친 평원에서도 조용하지만 단단한 리듬으로 자신의 시간을 이어 갔습니다. 고비하드로스 모느고롄시스와 에르리코사루스 안드레으시,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세노마니아절의 Omnogov에서 고비하드로스 모느고롄시스와 이 존재는 서로의 자리를 읽으며 동선을 어긋나게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아렉트로사루스 올세니가 같은 권역에 머물던 때, 에를리코사우루스 계통과 알렉트로사우루스 계통은 처음부터 다른 체형 설계 철학으로 평원을 나누어 썼던 장면이 전개됩니다. 어쩌면 그 시대의 긴장감은 충돌의 굉음보다, 비켜 서는 정밀함에서 더 선명했을지 모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종을 둘러싼 흔적은 단 한 번의 화석으로 전해져,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아껴 남긴 희귀한 페이지처럼 다가옵니다. 여전히 지층은 더 많은 이야기를 입술 끝에 머금은 채 침묵하고, 우리는 그 침묵의 결을 따라 미래 발굴의 아침을 기다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