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저편의 가느다란 수호자, 그라키리케라톱스 모느고롄시스
그라키리케라톱스 모느고롄시스라는 이름은, 거친 땅 위에서도 섬세한 생의 결을 지켜낸 존재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 이름을 오늘의 언어로 불러보면, 시간의 바람을 오래 견딘 조용한 윤곽이 서서히 눈앞에 살아나는 모습입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세노마니아절에서 산토니아절로 넘어가던 100.5 ~ 83.6 Ma, 몽골 Omnogov의 지층은 뜨거운 숨과 긴 침묵을 함께 품고 있었을 것입니다. 모래와 바람이 계절의 표정을 바꿀 때마다, 이 작은 계통의 발걸음도 그 리듬에 맞춰 신중히 이어졌으리라 그려집니다. 비로소 우리는 땅속에 남은 희미한 흔적으로, 그 오래된 무대의 공기를 다시 듣게 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그라킬리케라톱스 계통이라는 출발점은, 처음부터 체형과 방어 구조의 결이 다른 길을 택하게 했습니다. 그 차이는 화려함이 아니라 버텨내기 위한 생활의 문법이었고, 그리하여 몸의 균형 하나까지 생존을 위한 고단한 선택으로 다듬어졌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 조용한 조정의 시간이, 이 이름을 지금까지 데려온 가장 깊은 힘이었겠습니다. 그라키리케라톱스 모느고롄시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시기, 같은 Omnogov의 무대에는 고비하드로스 모느고롄시스와 아렉트로사루스 올세니도 나란히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한 방향으로 몰려드는 대신, 서로 다른 체형과 무게중심의 운용으로 동선을 나누며 평원의 질서를 유지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가는 긴장 속에서, 고대 생태계의 균형은 더 정교하게 전개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가 우리에게 건네는 흔적은 단 한 점, 그래서 오히려 지구 역사가 아껴 남긴 희귀한 증언처럼 빛납니다. Sereno가 2000년에 붙인 이름은 끝맺음이 아니라, 아직 열리지 않은 장을 조용히 예고하는 표지처럼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Omnogov의 깊은 층 어딘가에는, 이 가느다란 생의 다음 문장을 기다리는 시간이 잠들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