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의 방패 숨결, 고비사루스 도모쿠루스
이 이름은 투로니아절의 바람을 천천히 되감는 주문처럼 들립니다. 고비사루스 도모쿠루스는 거친 시간 앞에서 서두르지 않는 생의 태도를 남긴 존재입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중국 Nei Mongol의 지층에 귀를 대면, 오래된 먼지가 다시 빛 속으로 떠오릅니다. 그 층위에는 93.9 ~ 89.8 Ma를 건너온 침묵이 눌려 있고, 그리하여 한 생명의 흔적이 늦게 우리 앞에 전개됩니다. 지명과 세월은 차갑게 적혀 있어도, 그 안의 공기는 아직 따뜻하게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고비사루스 계통이라는 이름 아래, 이 생명은 같은 압력 속에서도 자신만의 체형 설계 철학을 밀고 나갔습니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다루는 방식은 하루를 버티기 위한 고단한 선택이었고, 비로소 그 선택이 긴 세월의 체온이 됩니다. 화려한 과시보다 견디는 리듬을 택한 삶이 조용히 그려집니다. 키란태사루스 타쉬콘시스와 고비사루스 도모쿠루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투로니아절, 같은 Nei Mongol의 무대에서 키란태사루스 타쉬콘시스와 시노르니토미무스 도느기는 이웃한 그림자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서로는 정면으로만 치닫기보다 각자의 보폭으로 동선을 비켜 가며, 같은 평원을 다른 리듬으로 나누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긴장은 충돌보다 섬세한 거리 두기에서 자라났고, 그 균형 덕분에 하루의 풍경이 오래 유지됐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존재가 남긴 화석 흔적은 단 한 번 모습을 드러내며,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껴 둔 희귀한 장면으로 다가옵니다. 2001년 Vickaryous 외 연구자들이 고비사루스 도모쿠루스라는 이름을 붙인 뒤에도, 이야기는 닫히지 않고 낮은 숨으로 이어집니다. 여전히 더 깊은 지층 어딘가에서 다음 페이지가 기다리고 있으며, 미래의 발굴은 이 침묵의 문장을 더 길게 써 내려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