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의 침묵을 두른 순례자, 후느가로사루스 토르매
우리가 후느가로사루스 토르매를 부를 때, 한 생의 무게가 오래된 바람처럼 낮게 번져옵니다. 이름은 짧지만, 그 이름이 건너온 시간은 깊고도 길게 울립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헝가리 Veszprem의 지층은 산토니아절의 숨을 아직 놓지 않은 채, 발아래에서 천천히 온기를 올립니다. 그 무대는 86.3 ~ 83.6 Ma의 느린 파도 위에서 전개되며, 하루의 길이보다 훨씬 긴 계절들이 생명을 밀고 당겼습니다. 그리하여 이 땅의 흙과 빛 사이로 후느가로사우루스의 걸음이 조용히 그려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그의 몸은 화려한 과시보다 버티는 방향으로 다듬어진 모습입니다. 특히 체형 프레임과 거리 운영 방식은 같은 시대의 이웃들과 다른 리듬을 택했고, 비로소 불필요한 소모를 줄이며 살아남으려는 고단한 선택으로 읽힙니다. 어쩌면 진화는 더 빠른 몸이 아니라, 더 오래 견디는 호흡을 그에게 건넸는지도 모릅니다. 아즈카케라톱스와 후느가로사루스 토르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산토니아절, 같은 Veszprem의 무대에는 아즈카케라톱스와 모크로돈 보로시도 함께 스쳐 갔습니다. 서로 다른 체형 프레임과 거리 운영 방식은 정면의 소란보다 동선의 조율을 낳았고, 평원 위의 긴장은 균형으로 번져갔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공존은 승패의 장면이 아니라,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 가는 생태의 예법으로 남습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생을 전하는 화석 흔적은 1건뿐이지만, 그 적음은 빈칸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껴 남긴 희귀한 증언입니다. 2005년 Osi가 후느가로사루스 토르매라는 이름을 세상에 올린 뒤에도, Veszprem의 지층에는 아직 열리지 않은 페이지가 고요히 겹쳐져 있습니다. 여전히 다음 발굴의 손길이 닿는 순간, 우리는 이 조용한 존재의 하루를 더 또렷하게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