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바람의 가는 결, 이테미루스 메둘라리스
이테미루스 메둘라리스라는 이름은, 먼 지층의 숨결을 오늘로 데려오는 낮고 긴 울림입니다. 작은 음절 속에는 투로니아절의 바람을 견디며 길을 찾던 한 계통의 고요한 생존이 배어 있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오늘의 나보이(UZ)로 이어지는 땅을 거슬러 오르면, 이야기는 투로니아절에서 코니아시안절로 흘러가며 93.5 ~ 89.3 Ma의 하늘 아래 펼쳐집니다. 모래와 퇴적의 결이 천천히 겹쳐지던 그곳에서, 생명은 서두르지 않고 긴 호흡으로 하루를 건너갔습니다. 비로소 우리는 한 존재의 자취를 넘어, 시대가 남긴 묵직한 박동을 듣게 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이테미루스 계통의 체형 설계는 처음부터 거대한 이웃들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 듯 보입니다.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다루는 선택이 갈렸다는 암시는, 같은 환경 압력 앞에서도 각자 다른 답을 찾아야 했던 시간을 증언합니다. 그리하여 이 생명은 힘의 과시보다, 틈을 읽고 리듬을 맞추는 정교함으로 살아남았을 것입니다. 투라노케라톱스 타르다비리스와 이테미루스 메둘라리스,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시기 같은 나보이의 풍경에서, 투라노케라톱스 타르다비리스와 레브네소뱌 트란속샤나의 그림자도 함께 드리워집니다. 이 만남은 거친 충돌이라기보다, 서로의 체형과 움직임을 감안해 동선을 비켜 가며 층위를 나눠 쓰는 균형에 가까웠습니다. 어쩌면 긴장은 늘 곁에 있었으나, 그 긴장조차 공존의 질서를 세우는 조용한 규칙으로 작동했을 모습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우리에게 닿은 여섯 갈래의 화석 흔적은 부족함이 아니라, 아직 열리지 않은 장면을 예고하는 신비로운 여백입니다. 1976년 쿠르자노프가 이 이름을 세상에 건넨 뒤에도, 이테미루스 메둘라리스의 하루는 지층 깊은 곳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여전히 나보이의 땅은 다음 발걸음을 기다리며,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를 천천히 넘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