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강의 여명을 걷는 사냥꾼, 마르타랍토르 그렌리베렌시스
마르타랍토르 그렌리베렌시스라는 이름은, 거친 땅에서도 기회를 놓치지 않던 포식자의 낮은 맥박을 떠올리게 합니다. 2012년 Senter 외가 붙인 이 이름 뒤에는 한 생명을 오래 바라본 시선의 온기가 남아 있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바레미아절에서 압티아절로 이어지는 125.45 ~ 122.46 Ma, 오늘의 미국 Utah는 젖은 흙과 바람이 번갈아 계절을 밀어 올리던 무대였습니다. 그리하여 지층의 결마다 발걸음과 침묵이 교차하고, 포식과 회피의 순간들이 한 호흡으로 전개됩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마르타랍토르가 속한 수각류의 길은, 거대한 방패보다 움직임의 판단을 앞세우는 쪽으로 기울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쩌면 그 몸의 선택은 힘을 과시하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순간의 틈을 읽어야 했던 고단한 결심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존재의 윤곽은 날선 위압보다, 생존의 리듬을 다듬어 온 시간의 문장처럼 다가옵니다. 테라토포느스 쿠르리와 마르타랍토르 그렌리베렌시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시기 같은 지역의 이웃인 가스토냐 로르롐크으힌네가 평원에 묵직한 방어의 선을 그을 때, 마르타랍토르는 다른 높이와 다른 타이밍으로 길을 나눴을 모습입니다. 비로소 한쪽은 버티는 철학으로, 다른 한쪽은 기회를 읽는 철학으로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갔고, 그 긴장은 균형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시대는 달랐지만 같은 Utah의 포식자였던 테라토포느스 쿠르리는, 이 땅의 사냥 리듬이 오랜 세월 겹겹이 이어졌음을 조용히 증언합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남은 흔적이 1건뿐이라는 사실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쉽사리 내어주지 않은 희귀한 증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아직 비어 있는 부분은 결핍이 아닌 여백이며, 다음 지층이 열릴 때마다 새로운 장면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미래의 발굴은 마르타랍토르 그렌리베렌시스를 더 선명하게 불러내고, 우리는 그 오래된 숨결을 한 번 더 가까이 듣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