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위에 새긴 이름
바람 끝을 걷는 사냥의 잔광, 네베나토르 사레리. 1996년 Hutt 외가 붙인 이 이름은, 오래된 섬의 공기 속에서 살아남으려던 한 포식자의 호흡처럼 낮고 길게 남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Isle of Wight의 젖은 지층 위로 안개가 들고, 바레미아절의 시간이 비로소 129.4 ~ 125 Ma라는 깊이로 스며듭니다. 파도와 진흙 사이를 오가던 생명의 발자국들 사이에서, 네베나토르는 하루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긴장으로 장면을 채웠을 것입니다.
생존을 위한 정교한 설계 남겨진 뼈의 결은 힘만 과시한 거대함보다, 순간의 틈을 읽어 거리를 조율하던 몸의 문법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하여 네오베나토르라는 계통의 선택은 단순한 포식이 아니라, 지치지 않고 기회를 붙드는 인내의 구조로 전개됩니다. 에티란누스 레느기와 네베나토르 사레리, 같은 무대의 공존 같은 섬의 층위에는 에티란누스 레느기와 이궈노돈 만텔리의 흔적도 이어지지만, 그 시간의 결이 완전히 포개졌다고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이들은 같은 평원을 공유하면서도 사냥의 타이밍과 이동의 리듬을 달리해,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비켜 갔을 모습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우리에게 건네진 것은 단 한 점의 화석이지만, 그 희소함은 공백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끝내 감추어 둔 귀한 장면입니다. 여전히 섬의 지층 어딘가에는 다음 페이지가 접힌 채 잠들어 있고, 미래의 발굴은 그 침묵을 다시 숨 쉬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