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선 담대한 그림자, 모로스 인트레피두스
모로스 인트레피두스라는 이름에는, 거대한 시대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던 숨결이 잔잔히 번져 나옵니다. 거친 포식의 무대 한가운데서도 시간을 견뎌 낸 존재였으리라는 기척이, 첫 장면부터 조용히 스며듭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금의 미국 Emery를 감싸던 세노마니아절의 대지는, 뜨거운 빛과 긴 그림자 사이로 생존의 리듬을 흔들고 있었습니다. 그 계절은 투로니아절로 이어지며 99.6 ~ 93.5 Ma의 두터운 시간을 포개었고, 비로소 모로스의 하루가 그 결 위에 떠오릅니다. 한순간의 머뭇거림도 허락되지 않는 들판에서, 이 포식자는 바람의 흐름처럼 신중하게 길을 골랐을 모습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티라노사우루스류의 갈래에 놓인 모로스는, 힘을 과시하기보다 먼저 감지하고 먼저 거리 두는 방향으로 삶을 빚어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하여 이동과 방어의 우선순위는 거칠게 밀어붙이기보다 섬세하게 조율되었고, 생존은 정교한 호흡으로 전개됩니다. 살아남는 기술은 때로 소리 없이 완성되며, 그 침묵이야말로 가장 단단한 선택이 됩니다. 샫스 메케로룸와 모로스 인트레피두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시기 같은 땅의 샫스 메케로룸이 거대한 존재감을 드리울 때에도, 모로스는 정면의 충돌 대신 서로의 자리를 남겨 두는 동선을 택했을 듯합니다. 푸스키나페디스 욷비넨시스와 마주한 순간에도 어쩌면 먹이의 시간과 이동의 결을 달리하며, 긴장을 균형으로 바꾸었을 것입니다. 서로 다른 계통의 몸짓은 승패의 구호가 아니라, 한 평원을 오래 지키기 위한 조용한 합의처럼 느껴집니다.
미래가 채워야 할 페이지
남겨진 흔적은 단 한 번의 목소리이기에, 이 존재는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간직한 희귀한 증거로 빛납니다. 2019년 Zanno 외가 이름을 건넨 뒤에도 모로스의 윤곽은 여전히 베일 속에서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발굴은 빈칸을 메우는 작업을 넘어, 오래 잠든 계절의 공기를 다시 들려주는 재회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