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비늘의 침묵을 두른 순례자, 노도사루스 텍스티리스
노도사루스 텍스티리스라는 이름은 바람이 낮게 스치는 평원 위에, 오래 버티는 생의 태도를 먼저 올려놓습니다. Marsh가 1889년에 붙인 이 이름은 한 생명체의 형상을 넘어, 먼 계절을 견딘 시간의 호흡처럼 들립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층이 천천히 갈라지면 미국 Albany의 땅은 세노마니아절에서 투로니아절, 99.6 ~ 93.5 Ma의 공기를 조용히 되돌려 줍니다. 그 시절의 노도사우루스는 흙냄새와 식물의 결을 따라, 서두르지 않는 걸음으로 하루를 열었을 모습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노도사우루스라는 혈통이 택한 몸의 언어는, 과시보다 생존의 인내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하여 그의 형태는 위험을 정면으로 꺾기보다 흘려 보내는 방향으로 다듬어졌고, 느리더라도 끝내 살아남으려는 결심으로 전개됩니다.
세노마니아절의 노도사루스 텍스티리스, 공존의 균형
같은 Albany권 지층에는 브론토사루스 엑스켈수스와 디프로도쿠스 로느구스의 자취도 놓여 있어, 초식 생명들이 같은 땅의 식물을 두고 서로의 자리를 가늠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다만 이 셋의 계절은 완전히 겹치지 않으므로 정면의 충돌보다, 시간을 달리한 동선의 분리가 더 조용한 균형을 만들었을 듯합니다. 어쩌면 평원은 한 번에 한 주인을 세우기보다, 시대를 바꿔 가며 각자의 거대한 몸을 통과시켰는지도 모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이 생명에게서 우리에게 건너온 화석 흔적은 단 한 건, 그래서 빈칸은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가 아껴 둔 희귀한 여백으로 남습니다. 분류 번호 52780이라는 짧은 표식 뒤로 더 많은 장면이 잠들어 있고, 미래의 발굴은 그 침묵을 조금씩 다음 문장으로 바꿔 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