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암빛 저녁을 건너는 초식의 메아리, 나바조케라톱스 술리바니
나바조케라톱스 술리바니라는 이름은, 메마른 대지 위를 건너던 느린 호흡을 오늘로 데려옵니다. 한 생의 흔적은 짧지만, 그 이름은 캄파니아절의 바람을 다시 일으키는 메아리로 남아 있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층이 한 겹씩 어둠을 걷어내면, 미국 San Juan의 평원에는 오래된 흙냄새와 풀의 결이 먼저 번집니다. 이 이야기는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로 이어지는 83.5 ~ 70.6 Ma의 시간 위에서, 길고 느린 저녁처럼 전개됩니다. 비로소 우리는 계절보다 훨씬 느린 시간의 호흡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나바조케라톱스라는 계통의 삶은 눈에 띄기보다 버텨내기에 가까운 방향으로 다듬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초식의 하루는 온화해 보이지만, 같은 땅의 식물 자원을 오래 견디려면 먹이 선택과 이동의 리듬을 정교하게 맞추어야 했습니다. 그리하여 이 공룡의 생존은 거대한 승부보다, 오래 버티기 위한 조용한 조율로 이어졌던 모습입니다.
캄파니아절의 나바조케라톱스 술리바니, 공존의 균형
같은 캄파니아절의 San Juan에는 아라모사루스 산줘넨시스와 크리토사루스 나바조뷰스가 함께 숨 쉬고 있었습니다. 모두 초식의 길에 서 있었기에, 서로를 밀어내기보다 동선을 어긋나게 하고 먹이 자리를 나누며 평원의 질서를 지켜냈을 듯합니다. 어쩌면 마주침의 순간마다 긴장은 흘렀겠지만, 그 긴장은 파괴가 아니라 공존의 균형으로 가라앉았을 것입니다.
지층이 숨긴 질문들 지금 우리 곁에 닿는 화석 흔적은 단 한 건뿐이어서, 이 존재는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껴 둔 희귀한 장면으로 다가옵니다. 2020년 Fowler와 Freedman Fowler가 붙인 이름은 끝맺음이 아니라, 더 깊은 지층으로 향하는 첫 문장처럼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San Juan의 땅 아래에는 아직 말해지지 않은 하루들이 잠들어 있고, 미래의 발굴은 그 침묵을 천천히 깨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