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궈노돈 만텔리(Iguanodon mantelli)는 거대한 체급 자체보다 무엇을 어떻게 뜯어 먹었는지를 또렷하게 보여 주는 초식 공룡이다. 입앞의 부리와 뒤쪽 치열이 역할을 나눠 식물을 베고 갈아내는 흐름이 한 번에 이어졌던 종으로 해석된다. 베리아스절부터 초기 백악기 유럽에 걸쳐 영국 와이트섬과 스페인 테루엘 일대에서 이런 섭식 방식이 반복됐다는 점이 이 공룡의 핵심이다.
엄지 가시와 부리가 만든 채집 장치
엄지의 굵은 가시는 포식자를 정면으로 상대하는 무기라기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몸을 틀어 공간을 확보하는 장치였을 것으로 본다. 앞쪽 부리는 질긴 줄기를 빠르게 끊어 내고, 어금니열은 옆으로 미세하게 움직이며 섬유질을 부쉈다. 같은 시기 소형 초식 공룡이 부드러운 새순에 치중했다면 이궈노돈 만텔리는 더 거친 식물 자원까지 처리해 먹이 폭을 넓혔던 쪽에 가깝다.
두 발과 네 발을 오간 동선 운영
평상시에는 네 발로 안정적으로 이동하고, 시야를 높이거나 먹이 높이가 바뀔 때 두 발 자세를 섞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전환 능력은 습지 가장자리와 마른 평원을 오가는 환경에서 특히 유리했을 것이다. 비슷한 체급의 다른 초식 공룡과 비교하면 체중을 한 자세에 고정하지 않고 상황별로 재배치하는 운영이 더 뚜렷하다.
유럽 초기 백악기 초식층의 빈칸 채우기
와이트섬과 테루엘에서 함께 보고되는 여러 초식 공룡을 같이 보면, 이궈노돈 만텔리는 중간 높이 식생을 오래 이용하는 쪽에 놓인다. 거대 용각류가 높은 수관을 쓸고 지나간 뒤 남는 층을 정리하는 역할도 했을 것으로 읽힌다. 그래서 이 종의 의미는 큰 초식 공룡 하나가 아니라, 먹이 층위를 촘촘하게 채우는 현장 운영자였다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