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빛 평원의 수호자, 파키리노사루스 페로토룸
차가운 바람이 대지를 훑고 지나가던 시대, 이 이름은 뿔의 위세보다 먼저 견딤의 품을 떠올리게 합니다. 파키리노사루스 페로토룸은 마스트리흐트절의 끝자락에서, 느리지만 단단한 생의 박동을 남긴 존재였습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지층의 문이 열리면 North Slope의 하늘 아래로 저무는 백악기의 숨결이 잔잔히 번져 나옵니다. 시간은 70.6 ~ 66 Ma로 가라앉고, 하루의 빛과 그림자마저 생존의 무게를 품은 장면으로 전개됩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파키리노사우루스 계열의 몸은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을 세심히 다듬어, 같은 압력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는 방식을 택한 모습입니다. 그리하여 그 구조는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오래 버티기 위해 몸 전체가 배워 온 조용한 결심으로 읽힙니다. 나누크사루스 호그룬디와 파키리노사루스 페로토룸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마스트리흐트절의 같은 North Slope에서 나누크사루스 호그룬디와 우그루나룩 쿡피켄시스가 곁에 서면, 이 평원은 충돌보다 간격의 지혜로 숨을 쉽니다. 어쩌면 서로 다른 걸음과 무게중심의 운용으로 동선을 비켜 가며, 각자의 시간을 지키는 균형이 이어졌을 것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우리에게 허락된 흔적은 단 한 건이지만, 그 희소함은 빈칸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아껴 둔 깊은 여백처럼 빛납니다. 2012년에 이름을 얻은 이 존재는 여전히 많은 말을 남겨 두고, 미래의 발굴이 그 침묵의 다음 문장을 천천히 밝혀 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