렙토케라톱스 그라키리스(Leptoceratops gracilis)는 거대한 뿔공룡들 사이에서 몸집보다 단단한 턱으로 버틴, 마스트리흐트절 후반의 저지대 초식공룡이다. 화려한 프릴을 내세운 대형 각룡류와 달리, 이 공룡의 강점은 낮은 자세에서 질긴 식물을 오래 갈아내는 두개골 구조에 있었다. 미국 북부와 캐나다 앨버타에서 표본이 이어지는 점도 그런 실용적인 전략과 잘 맞는다.
짧은 얼굴, 깊은 씹기
렙토케라톱스의 부리는 짧지만 턱 뒤쪽 근육이 붙는 공간이 넓어, 한 번 문 식물을 오래 처리하는 방식으로 복원된다. 사우롤로푸스가 상대적으로 높은 식생을 훑었다면 렙토케라톱스는 낮은 관목과 어린 줄기를 정리하는 쪽에 가까웠을 것으로 본다. 같은 초식 공룡끼리도 먹이 높이를 갈라 쓰면 직접 충돌을 줄일 수 있다.
공존 지층에서 드러나는 회피 전술
파크 지층과 앨버타 자료를 겹쳐 보면 렙토케라톱스는 안킬로사우루스처럼 장갑에 의존하기보다, 민첩한 몸 회전과 짧은 돌진으로 위험을 끊는 타입에 더 가깝다. 포식자가 접근했을 때도 거대한 뿔 대결보다 지형 굴곡을 이용해 빠르게 벗어나는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멸종 직전 북아메리카에서 이 공룡이 꾸준히 발견되는 이유도 이런 거리 운영에서 찾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