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빛 강의 순례자, 우그루나룩 쿡피켄시스
우그루나룩 쿡피켄시스라는 이름은, 얼어붙은 북쪽 강가를 건너온 발자국처럼 오래 남습니다. Mori 외 연구진이 2016년 이 이름을 붙였을 때, 사라진 한 생명의 시간이 다시 호흡을 얻는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이 학명은 차가운 땅의 기억을 천천히 흔들어 깨우는, 낮고 깊은 메아리 같습니다.
시간의 문턱을 넘어
미국 North Slope의 지층은 바람보다 느린 속도로 계절을 쌓아 올렸고, 그 침묵 속에서 마스트리흐트절의 하늘이 다시 열립니다. 그 시계는 70.6 ~ 66 Ma를 가리키며, 긴 생존의 하루가 평원 위로 비로소 번져 갑니다. 우그루나룩은 그 풍경 한가운데서, 백악기의 끝자락을 몸으로 건너던 모습입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같은 압력 앞에서도 생명은 저마다 다른 해답을 고르고, 우그루나룩에게 그 해답은 이동과 버팀의 균형으로 그려집니다. 골격의 비율과 무게중심을 다루는 방식은 화려한 과시가 아니라, 하루를 무사히 넘기기 위한 고단한 선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존재의 형상은 힘의 선언이라기보다, 오래 견디기 위한 섬세한 결심으로 읽힙니다. 우그루나룩 쿡피켄시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리듬 같은 마스트리흐트절, 같은 North Slope에서 나누크사루스 호그룬디와 파키리노사루스 페로토룸의 그림자도 나란히 흐릅니다. 그러나 그들은 한 평원을 두고 정면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이동의 길과 방어의 우선순위를 달리하며 서로의 자리를 존중해 비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하여 이 북쪽 땅에서는 긴장과 공존이 한 호흡으로 이어집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지구가 건네준 우그루나룩의 흔적은 단 하나, 그래서 이 존재는 모자란 페이지가 아니라 가장 희귀한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Taxon 330233이라는 번호 뒤에는 아직 말해지지 않은 계절의 결이 잠들어 있고, 여전히 다음 발견을 기다리게 만듭니다. 어쩌면 미래의 발굴은 이 오래된 침묵에 새로운 숨을 더해, 우그루나룩의 하루를 더 선명하게 밝혀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