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도돈 쉐스시(Rhabdodon suessii)는 후기 백악기 유럽의 소형 조각류가 얼마나 민첩한 생존 전략을 택했는지 보여 주는 사례다. 캄파니아절에서 마스트리흐트절 사이의 재료를 바탕으로 해석되며, 분류사에서는 모클로돈 계열과 라브도돈 계열의 경계를 점검할 때 자주 언급된다. 핵심은 거대 초식공룡처럼 체급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짧은 거리 가속과 빠른 방향 전환에 유리한 골격 운용이다.
가벼운 몸이 만든 채식 동선
뒷다리 비율과 골반 구조를 보면 숲 가장자리와 범람원 사이를 오가며 먹이 자리를 자주 바꾸는 생활이었을 것으로 본다. 치열은 잎과 어린 줄기를 반복적으로 잘라내기에 맞춰져, 한 종류 식물만 고집하기보다 계절에 따라 식단을 넓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런 운영은 대형 초식공룡과 정면 경쟁을 피하면서도 필요한 에너지를 꾸준히 확보하는 데 유리했을 것이다.
모클로돈과 라브도돈 사이의 해석
이 종은 초기 연구에서 라브도돈으로 묶였지만, 이후 자료가 더해지면서 모클로돈과의 근연성도 함께 검토돼 왔다. 표본 수가 아주 많은 편은 아니어서 두 계통의 차이를 한 번에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유럽 군도 환경에서 비슷한 초식공룡들이 여러 체급으로 나뉘어 살았다는 그림은 분명해진다. 이 공룡을 읽는 재미는 거대한 영웅담이 아니라 작은 몸으로 생태 틈새를 정교하게 파고든 방식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