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끝에 남은 이 하나의 이빨, 우르바코돈 이테미렌시스
우르바코돈 이테미렌시스라는 이름은 메마른 대지 위를 낮게 스치던 작은 그림자를 불러내며, 오래된 시간의 호흡을 조용히 되살립니다. Averianov와 Sues가 2007년에 붙인 이 학명은, 사라진 생의 결을 오늘의 언어로 건네는 얇고도 깊은 다리처럼 들립니다.
고대의 풍경이 열리다 세노마니아절의 나보이 땅에서는 모래와 바람 사이로 생존의 기척이 길게 번졌고, 시간은 100.5 ~ 93.9 Ma의 결을 따라 천천히 퇴적됩니다. 지금의 우즈베키스탄 나보이로 이어지는 그 층위는, 발자국보다 먼저 공기의 긴장을 남긴 무대로 그려집니다.
진화가 남긴 고유한 문법
우르바코돈의 몸은 화려한 과시보다 버티는 균형을 택한 설계로 읽히며, 골격 비율과 무게중심의 운용은 매 순간 위험을 덜어내려는 고단한 선택으로 전개됩니다. 그리하여 이 동물의 형태는 빠르게 소모되는 힘 대신 오래 견디는 리듬을 향했고, 살아남기 위한 절제의 기술이 조용히 배어 있는 모습입니다. 아샤케라톱스 살소파루다리스와 우르바코돈 이테미렌시스가 나눈 공존의 거리 같은 세노마니아절, 같은 나보이 권역의 아샤케라톱스 살소파루다리스와 우르바코돈은 같은 압력 아래에서도 다른 동선으로 평원을 나누어 썼을 가능성이 큽니다. 거대한 이웃이 전면을 열 때 더 가벼운 쪽은 가장자리를 읽어내며 비켜 갔고,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는 거리 감각 속에서 생태의 균형이 이어졌을 듯합니다. 그리고 뒤이어 같은 땅에 모습을 드러내는 이테미루스 메둘라리스는, 시대는 달라도 같은 무대의 긴장을 이어받은 또 다른 실루엣으로 겹쳐 보입니다.
잠들지 않은 여백
우르바코돈을 전하는 화석 흔적은 단 한 점, 그래서 이 존재는 부족함이 아니라 지구 역사가 끝내 감추어 둔 희귀한 증언으로 남습니다. 어쩌면 아직 열리지 않은 층 사이에서 더 많은 장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다음 발굴은 이 조용한 이름의 하루를 조금 더 길게 밝혀 줄 것입니다.